단미 하지 말아요
검색창에 웰시코기를 쳐보면 엉덩이라는 단어가 먼저 나올 정도로
웰시코기들은 모두가 인정하는 귀엽고 통통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
짧은 다리와 단미 되어 꼬리가 없는 빵실한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고 다니는 모습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킨다.
노란 아이들에겐 식빵 궁둥이라고 하지만 코지는 먹물식빵 궁둥이가 된다.
웰시코기하면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미 되어 있는 꼬리 없는 웰시코기를 알고 계실 거다.
우리 부부 역시 당연히 그랬었지.
분양받을 당시 코지는 한 달이 조금 넘은 상태였는데, 그때 벌써 꼬리가 없었고 정확한 지식도 없었던 우리는 당연히 꼬리 없이 태어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단미'를 하는 것이었다.
거의 태어나자마자 꼬리를 그냥 잘라버리는 것.
단미를 하는 이유는 과거 웰시코기가 목양견으로 활동할 때 꼬리가 길면 다른 동물들에게 물리거나 밟혀 다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인데 지금의 사정으론 단미라는 걸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강아지들은 꼬리로 기분을 표현하고 나타낸다.
나도 주워들은 봐로는 다른 강아지들이 꼬리 없는 강아지들을 만났을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지 알 수 없어 당황한다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그렇게 따지면 정말 불쌍하잖아.
코지의 살랑거리는 꼬리를 본 적이 없어 우리 부부는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지금이야 표정만 봐도 좋은지 싫은지 화난 건지 다 알겠지만 꼬리로 표현하는 코지도 보고 싶을 따름이다.
꼬리 있는 웰시코기 아이들도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쁜지 모른다. 산책하며 만난 적 있는 꼬리 있는 코기들을 볼 때마다 우리 부부는 아쉬움에 매번 한 마디씩 하고 눈을 떼지 못한다.
"부럽다. 꼬리!"
아직도 사람들은 웰시코기의 꼬리 없는 엉덩이를 선호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목양견으로 키울 거 아니라면 멀쩡한 아이들의 풍성한 꼬리를 소중히 지켜줬으면 좋겠다. 나는 못 지켜줬지만 말이다.
기분이 좋아서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코지를 보고 싶다.
무서워서 꼬리를 바짝 움츠리며 겁먹었음을 나타내는 코지를 보고 싶다.
우리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앞으로 웰시를 키우려고 계획 중이신 분들이 있다면 아프고 불쌍하게 단미를 시키는 게 아닌 있는 모습 그대로 예쁜 꼬리까지 사랑할 수 있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