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생일상인가
생일상 차려주기
코지는 다행히도 가정분양을 받았기에 생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아들처럼 키우는데 생일파티까지는 못해줘도 맛있는 고기라도 실컷 먹게 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매년 남편과 함께 생일상을 차려준다.
말이 거창하게 생일 상이지. 고구마와 소고기로 넓적하게 동그랑땡을 만들어 쌓아 올리는 케이크(내 딴에는 합리적으로 만든다)를 만들고 초를 꽂는다.
허튼 돈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남편 덕에 초도 매년 재활용이 된다.
촛불을 끄기 전... 우리 부부는 기도한다.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이렇게 건강하게 촛불 불자. 코지야."
누구를 위한 생일 상인지 사진 찍는 동안 코지의 표정은 좋지 않다. 귀찮고 관심 없이 엄마만 노려볼 뿐...
오로지 앞에 있는 참기 힘든 소고기의 유혹에 침만 흘리고 있다. 엄마입에서 언제 "먹어!"라는 말이 떨어질지 눈동자만 댕굴댕굴 굴릴 뿐이다.
매년 저렇게 나를 애타게 바라보니 최대한 사진 촬영은 짧게 끝내려 노력하면서도 하나 정도는 건져야 된다는 일념으로 연신 셔터를 눌러본다.
저 사진들 마저 딸랑이 대신 간식으로 유혹까지 해가며 열심히 찍은, 몇 개 없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아프지 말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자 코지야! 아프면 엄마 맘이 더 아파...
"앞으로도 매년 생일상 차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