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라이팅: 녹차

by 천곰

조그맣고 따뜻한 내 방 창가에

그리움이 타닥거리며 내릴 때면

난 조용히 내 방의 모닥불을 끈 채

미리 우려 놓은 녹차 한 잔을 따릅니다.


단차가 안 맞는 보도블록 사이에도

후미진 구석 식당의 메뉴판 밑에도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그리움이

하얀 꽃이 되어 날 봐달라며 보챌 때면

난 일렁이는 당신의 눈가를 천천히 닦아내듯

엄지 검지 끝으로 찻 잔 손잡이를 매만집니다.


얼마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비는 그치겠지만

가라앉은 은은한 흙내음은

내 마음에 자꾸만 잔물결이 치게 합니다.


부디, 때 이른 장마가 끝이 나길 바라며

식은 녹차를 입에 대지도 못하고, 만지작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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