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큰한 현실을 마주하고 싶었다

너의 밸런타인데이에는 내가 없었다

by 천곰

사실 난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달큰한 현실을 마주하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내 인생에 있어 달큰을 돌이켜보면 방울방울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다.


'아침부터 동네 방방장을 찾아가 미친 듯이 타면서 석양이 질 때서야 내려와 후들거리는 다리로 집에 왔을 때'

'초등학교 1학년 반에서 유일하게 받아쓰기를 100점 맞아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던 순간'

'목욕탕 사우나에서 처음으로 모래시계 한 타임을 온전히 참아내 스스로를 인정한 순간'


신기하리만큼 유아기에 멈춰있는 무지갯빛 방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아기 이후의 시절인 사춘기, 청소년기, 청년기라고 부르는 시간 속에서 겉으로만

가슴속 푸른 봄을 가리고 애써 외면하는 것에 익숙했고, 그 염세적인 모습이 성숙이라고 생각했었다.


내 나이에 걸맞지 않은 마음을 입고서는 거울 앞에서 돌아보면서

그게 잘 어울린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내 모습이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렇게 나는 달콤함이란 것은 나에게 독이라 최면을 걸었고

나 자신에게 무엇이 달콤한 것인지를 잊었고, 이제는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물리적인 달콤함으로 내재되어 있는 욕망을 채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네게 받고 싶던 그 달콤함은 동료, 친구, 가족까지는 갔어도

남친, 애인, 연인이라 불리는 나에게는 오지도 아니 올 생각조차 없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을 기분 좋게 해 주기 위해 너는 그들만을 위한 달콤함을

알아보고, 준비하고, 실행하며 나를 현실에서 지우고 무시하며, 그들과 함께 기뻐했다.

나는 달콤함을 못 받았단 사실보다 나라는 존재가 너의 현실과 머릿속에서 지워졌다는

그 사실이 정말 많이 섭섭하고 서운했다. 아니 솔직히 진심으로 서글프고 눈물이 차올랐다.


그렇기에 나는 새벽에 너에게 내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선 너는 내 솔직한 마음에 또 부담을 느꼈고, 나를 거부하였다.

늘 그렇듯 너는 이것이 우리 관계 속 서로의 마음의 간극이라 생각했다.

대략 30분 정도의 무거운 침묵이 흐르면서 그 속에서 너는 또다시 나에게 실망을 했고

나는 다시금 너라는 어장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중 한 마리라 생각을 했다.


나는 지은 죄가 없음에도 스스로를 죄인으로 생각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얼마나 웃펐는지 알까. 결국 물고기답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그 상황이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새벽은 또 나 혼자 상처를 입고 끝이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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