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통은 당연하지 않다

by 흑선백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억울한 게 싫었다.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불행을 겪을 때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물론 인생은 고통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먹고 먹히는 세상에 내던져졌다.

산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마주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인생의 기본 값이 그렇다 해도 현실의 고통은 불필요하게 많아 보였다.

나의 머릿속은 ‘왜’로 가득 찼다.


왜 징병된 병사들이 부조리에 시달려야 하지?

왜 범죄의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지?


이런 생각은 인간 밖으로 확장되었다.


왜 인간 때문에 환경이 파괴되어야 하지?

왜 고기를 얻는 과정은 그렇게까지 비인간적이어야 하지?


물론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는 없었다.

세상은 그냥 그렇게 부조리하게 생겨먹었을 뿐이었다.


힘 빠지는 사실을 마주하는 순간 내가 뭘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결론은 글이었다.

나의 미숙한 문장으로 세상에 말하고 싶었다.


이 세상은 이렇게 고통으로 가득할 필요가 없다고.

당신은 그 정도로 고통스럽지 않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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