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오류 찬가

by 흑선백지

최근 내 삶에 생긴 변화는 무엇일까? 굳이 꼽자면 인공지능을 다루는 법을 공부하는 것이다. 이전에 단순히 검색을 위해 썼다면 이제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용한다. 막대한 자료를 검색창에 욱여넣으면 AI는 최선의 답을 알려준다. 지금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할지 가지고 있어야 할지부터 내 몸에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나의 사주는 무엇인지 등등. 인공지능은 나의 오류를 최소화시킨다. 언젠가부터 AI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한 후 답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아마 이 도구와 함께할수록 내 삶에 오류가 줄어든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류가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라고 어느 전문가가 말하는 것을 본 적 있다. 그 말대로라면 기계가 인간처럼 '인간적인' 오류를 저지르는 순간, 인간과 기계의 구분은 희미해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기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기능적 오류의 부재로 보인다. 벌써 우리는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인공지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결국 우리가 AI에게서 찾는 궁극적인 매력은 '오류를 초월한 완벽성'이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주인공 데커드가 완벽하게 인간의 감정을 모방하는 인조인간 레이첼에게 매력을 느꼈듯, 인간의 욕망에는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오류를 외부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인간은 결함투성이이지만, 우리가 만드는 기계는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바로 그 오류로 지탱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디버깅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류로 범벅이 된 삶에 대해 인간의 뇌는 '내일은 무언가 바뀔 거라는 헛된 오류'를 도출해 낸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제어장치를 제거한다면,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이 희망이 통계적으로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지 완벽하게 계산할 수 있다. 기계는 인간의 이 비합리적인 희망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그 가치 없음을 선언할 것이다.


만약 AI가 객관적인 진실로 인간의 주관적인 희망의 근거를 완전히 무너뜨린다면, 인간과 기계는 양립할 수 있을까? 이 말은 오류와 비합리성 없이 인간의 삶이 유지될 수 있는가와 같다. 어쩌면 AI의 완벽성은 때때로 우리의 존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존재 이유 자체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처럼 보인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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