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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Oct 22. 2023

힘은 들지만 일이 즐거울 수 있어서

다행스러운 업무일지

매달 셋째 주는 NGO단체의 결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경제교육을 진행한다. 이번 달로 벌써 반년째 만나고 있다. 친밀감이 형성되고 나니 수업시간이 훨씬 즐겁다.

처음에는 약간 사회성이 부족한 애인가 싶었는데 학급 리더까지 하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굉장히 사교적인가 싶었는데 뒷심부족으로 탈락한 친구도 있다. 첫인상 만으로 넘겨짚지 말아야 함을 또다시 느낀다. 짧은 기간 동안 만나는 자리에서는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지만, 길게 보아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역량, 적절한 반응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면접에서는 멋지고 강렬한 인상을 주어 취업은 곧잘 하지만 길게 못 버티고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초반에는 크게 두각을 못 나타내지만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면서 안정감을 주고 책임감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자 자기 성향에 맞는 자리에 있어야 개인이나 조직이 덜 괴롭다.


아직 청소년들이지만 6개월 동안 만나 오면서 아이들의 기질이나 성격, 환경 등에 의해 드러나는 차이들을 보며 많은 나의 청소년기를 다시 더듬어보기도 한다.


또 어떤 친구들은 굉장히 생각이 많거나 혹은 깊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굉장히 관계지향적이거나 배려를 잘하고, 어떤 친구들은 굉장히 현실 적거나 혹은 그와 반대로 이상주의적이기도 하는 등 50여 명의 청소년들마다 각자의 모습과 생각과 태도가 다채로워서 즐겁다.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라나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물론 걱정스러운 친구들도 몇몇 보인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알아가는 이 직업이 좋다. 나랑 잘 맞는다.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직업을 만나는 건 많은 경험도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교육과 심리상담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수많은 경험과 선택을 하고 운도 좋았던 것에 감사하다.


이번 달 교육을 잘 참여해 주고 서로에게, 나에게 영감을 준 청소년들에게도 감사한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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