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것들과의 이별
축하와 설렘으로 가득 찼던 2월이 다 가고 벌써 3월이다. 생일과 설명절과 졸업과 베트남 여행 등을 한 주 한 주 보내고 나니 한 달이 다 갔다. 그리고 지독한 우울감이 몰려왔다. 상실감이 우울감을 낳았다.
3년 간의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 하고 이제 그 학교에 더 이상 소속 되어 있지 않다는 상실감.
논문을 쓰는 건 애 낳는 것과 같다는데, 애 낳고 나면 확확 늙는다는데, 그래서인지 작년 이후로 부쩍 늘어난 흰머리와 탄력을 잃은 얼굴 등 희미해져가는 젊음에 대한 상실감.
2014년에 인도차이나반도 4개국 배낭여행 이후로 10년 만에 다시 가는 후에와 호이안 여행에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엄청나게 상업화, 관광지화 되어버린 현재의 모습에 옛 추억을 빼앗긴 상실감.
나의 석사 생활과 젊음과 추억의 상실을 깊이 슬퍼한다. 누군가의 노랫말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다 의미가 있다.
그리고 지금 막 걸려온 엄마의 전화. 몇 주 째 뇌사상태셨던 막내이모부의 임종면회가 오늘 이뤄진다고 한다. 가장 큰 이별과 깊은 슬픔을 마주하러 나갈 채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