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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꼬마 May 01. 2024

절밥이 입맛에 맞아서

감사한 템플스테이

생애 첫 템플스테이를 경험 중이다. 국립수목원 옆에 위치한 큰 절의 템플스테이를 신청해서 남자친구와 함께 2박3일 머무르기로 했다. 남자친구와 전부터 언젠가 템플스테이를 해보자고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어떤 경로로 신청해야할지 잘 몰랐었다. 2주 전 우연히 들른 조계사 앞 템플스테이 홍보관에서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를 받은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절에는 우리 말고도 여러 팀의 체험자들이 있었다. 템플스테이 담당 보살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뒤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첫 끼를 먹었다. 묵언수행을 하면서 음식에 깃든 수 많은 노고를 생각하며 꼭꼭 씹으니 식탐이 잦아들고 말 그대로 음식명상(mindful eating)이 진행됐다. 작년에 운동과 식이조절 등 갖은 노력을 다 해서 4kg을 뺐건만 요즘 다시 식욕이 왕성해지고 절제가 어려워져서 폭식을 일삼아서 스스로가 걱정스러워졌던 터였다. 식탐 하나만 조절해서 가도 템플스테이 대성공이겠다. 

밤 9시에 소등하고 묵언수행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이제 한 시간도 안 남았다. 참 잘 왔다. 10년 전의 나의 신분이라면 어림도 없는 여정이었다. 개신교를 벗어나서 감사하다. 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더욱 만끽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준 연인이 있어서 감사하다. 

방에 놓여진 책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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