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회사를 욕해주세요.
최근 담당하게 된 점포 중 매출이 꾸준히 하락하는 곳이 있다. 다른 동네에서 점포를 하시다가 폐점을 하고 여기로 왔다. 문 닫은 그 점포도 위탁점포였고, 지금 점포도 위탁이다. (위탁점포라 함은 회사가 임차료를 부담하는 점포를 말한다.)
점포매출이 하락하는 이유는 경기 침체에 따른 인근 고객 소비감소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경영주 관리부실이다. 진열대에 쌓여있는 먼지, 여기저기 비어있는 매대, 점주님의 담배 찌든 냄새 어린이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문 근처에서 흡연하는 행위 등 이러한 것들이 합쳐져서 손님들이 지속 감소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러던 와중 팀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지사장님 00 점포 방문하신 것 같은데 거기 상태 어떤데?"
점포 개선을 위한 진행사항을 보고 드렸다. "다용도 매대 구매를 통해 실내 쌓여있는 재고 정리정돈, 점두에 낡은 철제매대 철수하고 신형 이동 진열대 구매해서 행사매대 진행예정입니다." 지사장님께서 점포를 갑자기 방문하신 바람에, 팀장님이 내일 같이 동행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팀장님과 함께 점포를 방문했다. 점주님은 반갑게 팀장님과 나를 맞이해 주시며 박카스를 주셨다. 웃는 얼굴로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서 힘든 부분과 폐기과다, 적은 정산금에 대해 안타까운 표정으로 계속 말씀이어 나가셨다.
사실 팀장님은 점포에 쓴소리 하려고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인상 좋은 점주님을 보고 쓴소리를 하시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성격상 지사장님이 방문한 이상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로 말씀을 이어나갔다. 회사에서 집기와 여러 가지 시설 지원을 아낌없이 하고 있는데, 운영 측면에서 따라와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말이다.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했는데, 점주님이 고쳐야 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쓴소리리는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저희도 개선작업을 추가로 지원해 드릴 테니 관리유지에 조금 더 신경을 써달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렸다.
그렇게 짧은 인사와 쓴소리를 하고 나왔다. 하지만 내 생각은 어차피 이야기해도 점포는 그대로 일 것이라는 거다. 점주님의 성향은 따듯하고 좋은 분이지만, 운영방식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해주지 않는 이상 아마 이 컨디션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인품이 좋으신 분인데 왜 점포를 이렇게 운영하실까 답답한 마음이 크다.
물론 나도 넋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점포 개선활동과 교육을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야기를 하면서 차라리 회사를 욕해주셨으면 싸우기라도 하겠는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을 만들게 하는 점주님이기에 이런저런 개선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다. 그저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하는데 시간을 더 보내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