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한다
설탕도 크림도 우유 한 스푼도 없이
진하고 정직한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푸른 채소와 빨간 딸기를 좋아한다
씁쓸한 적근대와 치커리를 대충 찢어
드레싱 없이 시큼한 화이트 발사믹을 뿌려 먹는다
빵을 즐기진 않지만
버터 없이 고소한 포카치아를 가끔 찾는다
떡의 무거움이 싫지만
단맛 없이 검은콩이 박힌 찰떡을 좋아한다
그렇게
담백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사용설명서처럼 복잡하지도
뒷면 해설지처럼 시시하지도 않은
깔끔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조금 앞서가다 이내 돌아오기도 하는
발걸음이 넓은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렇게
포장 없이 멀끔한 모양새로
솔직하고 개운한 사이였으면 한다
그래서
물음표보다 쉼표 같은 시간이었으면 싶다
#마음이머물다스치는자리
#물음표 #쉼표 #사람과사람사이
#브런치작가 #시집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