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시린 계절

by Roselle

어떤 계절은 갑자기 옵니다

예고 없이 차가워지고

준비 없이 얼어붙으며

한참을 그 안에 갇혀 지냅니다


누군가 말합니다

봄처럼 따스해지라고

겨울을 흘려보내라고


그 말이 또 한 번

공기를 차갑게 식힙니다


봄이 온다는 건

다시 춥지 않다는 뜻이 아닌데

흘려보낸다는 건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여전히 바람은 서늘하고

발끝은 땅에 붙어 서있습니다


그래도 예전과 다른 것

바람에 움추러드는 폭

한기에 스며드는 속도

마음이 얼어붙는 깊이


조금 덜 떨리고

조금 덜 시립니다


완전히 녹지 않아도

덜 얼어붙는 것

그것으로

한 뼘 자랐습니다


차가움을 겪고

차가움을 견디며

차가움 너머로

덜 시린 계절로 접어듭니다




뉴욕일보 칼럼니스트 작가 송지

https://m.newyorkilbo.com/4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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