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검은감성 Sep 09. 2021

브런치에 7번 떨어졌다.

떨어져도 포기는 하지 않는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려고 했을 때, 작가가 된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대부분 평균적으로 2~3회 만에 붙었다고들 한다. 그러면 나도 평균에는 들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의 3개월 동안 7번이나 떨어졌고, 8번째 시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칠전팔기' 해버렸다.


칠전팔기(七顚八起) -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



1. 브런치 씨, 내가 부족한게 뭔지 좀 알려주세요.

처음 2~3번 정도는 '음... 역시 작가가 되는게 쉽지 않네'하며 글과 자기소개를 수정해서 다시 작가 신청 버튼을 눌렀다. 4번째부터는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는 그때마다


"보내주신 신청 내용만으로는 브런치에서 좋은 활동을 보여주시리라 판단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모시지 못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며 같은 말만 반복했다. 그래서 더 오기가 발동했다. 부족한게 도대체 뭘까? 글의 퀄리티? 작가 소개? 글의 주제? 다른 플랫폼 활동?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합격하는 비법이라는 영상이며 글들을 봐도 특별히 내가 부족한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글의 퀄리티가 가장 의심돼서 이리저리 바꾸고 글 3개를 꽉 채워서 신청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7번째까지 떨어진 후, 떨어지는 원인을 잘못짚었구나란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가장 처음에 썼던 글 1개만 첨부하고 작가 소개와 글의 주제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참고하며 공을 들였다.


그리고 8번째 신청 결과는? 드디어 브런치 작가에 합격했다. 이렇게 '행복한 성취감'을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너무 원했던 결과였다.


8번의 시도 끝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2. 남보다 '나'를 믿는 알고리즘

브런치 작가에 붙고 나서 나를 관조해 보았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지?' 8번째 시도할 동안의 나를 되돌아보았다.


우선, 나 스스로를 '과신'했다. 신청에 떨어질 때마다 스스로 원인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에 대한 믿음이 클수록, 주위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작가 신청의 비법이나 비결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영상이나 글을 보고도 별거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점점 나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문제가 있는데 또 없는 거 같았다. 답답한 마음은 글을 더 잘 써야 하나 보다는 강박으로 다가왔다.


남에게 의존해서 해결하기보다 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분석과 판단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기를 좋아한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이게 '나만의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의 유일한 흠이라면, 문제 해결에 대한 실마리가 없을 때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나의 생각에 빠져서 유연하고 넓게 보지 못 할 때가 있다. 특히 새로운 문제를 마주할 때 남들보다 시간이 배로 드는 경우가 많다.


나에 대한 믿음은 어느새 고집이 되어버린다.


이럴 때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떠올린 경우의 수를 계속 검증해 보는 거다. 그렇게 7번째 만에 내가 생각한 경우의 수는 다 떨어졌고, 내 생각이 틀렸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간단하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아본다.



3. 시각과 관점을 전환해보면 문제가 보인다.


 '나'의 생각은 작가는 당연히 글이 중요하지였다. 그래서 글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강박적으로 글을 수정하고 새로 쓰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시각과 관점을 '나'에서 '브런치'로 전환했다.


작가들이 대중에게 가치 있는 글을 제공하고 글을 엮어 책을 출간하는 것을 장려하는 브런치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작가로서 책을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를 확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책을 완성하려면 결국 '글', '주제', '목차' 이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 내가 이전에 썼던 작가 신청에서는 주제와 목차가 내가 쓴 글과 맞지 않거나 주제를 여러 가지로 적어서 어떤 글을 쓰겠다는 건지 명확성이 떨어졌다.


결국, 문제점을 찾아낸 것이다. 주제와 목차를 글과 명확하게 연관 지어 내가 쓸 가상의 책을 브런치에게 소개하니 브런치는 나에게 '작가'가 되는 것을 허락했다. 나를 믿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남에게 잘 휘둘리지 않는다는 거니까. 하지만, 믿음이 고집이 되었을 때는 빠르게 빠져나와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 해결책이 틀리진 않았는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검증해보는게 필요합니다. 그게 문제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