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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감성 Oct 07. 2021

회사에서 '행복'하신가요?

프롤로그

회사에서 행복하신가요?


이 질문에 행복하다고 답변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만약, 회사에서 행복하다면 아래의 요소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물론, 가치관에 따라서 이외에도 더 많은 요소들이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인 것들만 추려보았다.


1. 하고 싶은 일(꿈, 비전, 목적)

2. 만족스러운 월급 또는 복지 (돈)

3. 회사에서 받는 대우나 인정 (승진, 명예)

4. 함께 일하기 좋은 직원들 (사람)


회사를 다니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목적, 돈, 명예, 사람 이 4가지 중 2가지 이상을 회사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회사 생활이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 언제나 예외가 있으나 '예외'는 많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예외일 수 있다.  난 내 기준에서 4가지 요소가 완벽하게 충족되는 회사를 다녀봤다. 그곳에서는 모든 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만 같았고, 마치 내 등 뒤에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반대로 4가지 요소가 하나도 충족되지 않는 회사도 다녀봤다. 처음엔 아주 만족스러운 회사였지만 '1 가지'가 불충족 되자 나머지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내가 나무라면, 나무의 병든 가지 하나를 잘라냈을 뿐이었다. 그런데 곧 모든 가지가 썩어버렸다. 더 이상 회사에 뿌리내리고 버틸 수 없었다. 


모든 게 충족되는 회사도 아무것도 충족되지 않는 회사도 다녀봤다. 그런데 모두 '같은 회사'였다.


회사는 바뀐 게 없다. 내가 바뀌었을 뿐이다. 정확히는 내 '목적'이 바뀌었다.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이유지만, 목적이 바뀌기까지의 그 과정은 너무나 복잡하고 고통스러웠다. 난 목적을 쉽게 결정하거나 바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순히 뭔가를 사려고 해도 내면의 나에게 '왜?'를 덧붙이곤 한다. 정말 필요한 건지 원하는 게 맞는지 심사숙고하며 선택한다.


그리고 내가 바꾸려는 목적은 약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어느 때는 짧게도, 어느 때는 길게도 시간을 쏟아부었던 '꿈'이었다. 내적 갈등이 심해질수록 확고한 신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헛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이 아까워졌고, 회사에서의 생활도 혼란스러웠다. 


목적지로 향하던 배가 갈 곳을 잃고 바다에서 계속 같은 자리만 돌고 있는 기분이었다. 속이 빈 껍데기만 남은 것 같았고, 무엇을 위해 이리 열심히 달려왔나란 생각에 허무함이 머릿속을 잠식했다. 오랜 꿈을 뒤집는다는 것은 모래가 소복이 잘 쌓여가는 모래시계를 다시 거꾸로 뒤집는 행위와 같다. 층층이 쌓여간 모래알과 같은 시간들을 추억하며, 쓰린 마음을 삼켜내고 모래시계를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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