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Close your Eyes
"눈을 감습니다."
건실한 사내가 활짝 핀 두꺼운 손을 천천히 앞으로 내민다. 그보다 조금 아래에서 그를 올려다보는 한 노파는 그녀의 손이 다가옴에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의 손결을 따라 두 눈을 감는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힘없이 뒤로 무너지며 그를 바라본다. 달빛을 등진 그의 모습은 영엄해보였다. 몸이 빠르게 잠에 드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그의 나지막한 말을 한 마디 듣게 된다.
"이제 우리는 영원합니다."
세 번째 곡, [Close your Eyes]는 이전 트랙 [Movie Star]와 같이 사회적으로 잘 알려져있는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바로 "인민사원 집단자살 사건(속칭 : 존스타운 사건)" 이다.
정확하진 않은 집계지만 총 918명이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이 소재를 팀원들에게 제시하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밝혔다.
존스타운의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었다. 그의 개신교적 믿음을 기반으로 한 [평등], [사회 정의], [자유], [빈민 구제] 등의 다분히 사회주의적인 슬로건들은 당시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빛과 같이 와닿았다고 한다. 하지만 존스타운의 리더였던 제임스 워런 존스는 초기에는 절대 종교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이들을 종교의 굴레 안에서 품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당시에 천대받고 학대받던 동성애자들까지도 품었던 것을 보면, 그가 전파하고자 했던 종교적 사랑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대에 파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을 캘리포니아의 한 마을로 단체 이주시키고 새 나라 [가이아나]를 세우면서, 수입과 재정을 공유하게 되니 사회적 시스템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왕국에 그렇게 당시의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며 모든 경제가치들을 공유하기로 한다. 그리고 아마 여기서부터 많은 그의 꿈들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끝없는 가난과 내분, 그리고 그들에 대한 관심으로 계속되는 외부인의 방문과 취재는 그들을 안에서부터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구매하여 자리잡은 토지는 이전에 그 땅을 지배하던 영국이 퇴거하면서 자유영토이긴 했으나, 당시 베네수엘라측에서는 자신의 영토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짐 존스는 철책과 울타리들을 이용하고 사람들에게 나가면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주민들을 고립시켰고, 이렇게 가이아나는 그 안에서부터 불안의 씨앗이 싹 틔우기 시작했다.
-가사 일부 발췌 -
그 와중에, 가이아나로 떠난 이들을 걱정하는 무리들의 항의에 미국의 하원의원 레오 라이언은 직접 취재팀과 함께 가이아나를 방문키로 한다. 그들을 실은 경비행기가 가이아나에 착륙하고 그곳 신도들의 환대 속에 레오는 한 쪽지를 자연스레 건네받는데 "Help us get out of JONESTOWN." 이라고 적혀있었고, 그는 그 때부터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의 의심은 결국 짐 존스의 귀에도 들어갔고, 그는 하원의원이 어렵사리 미국 본토로 돌아가자마자 모두를 소집해 약을 나누어주며 총 집계 918명의 목숨을 앗았다.
비록 몇몇 인물들이 짐 존스에게 의심을 품었지만,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그를 믿고 있었고, 실제로 그랬기 때문에 그가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신도들에게 약을 나누어주어 스스로 목숨을 거둘 수 있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우리는 위에서 제시했던 '무조건적인 믿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필자는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믿음이 가능했던 것은 지금처럼 정보가 열려있지 않은 환경과 무엇보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던 가치를 제시받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평등]과 [자유]. 우린 인류 역사 이래 늘 두 가치를 쫓으면서도 단 한번도 둘 다 손에 얻은 적이 없다. 그만큼이나 두 가치는 공존이 힘든 일이고, 영원한 이상향일 것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그 둘을 모두 손에 얻었던 가이아나의 신도들 사이에서도 이탈자가 존재했던 것은, 어쩌면 그 이상향마저도 사실 완벽하진 못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