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주말
실로 오랜만이었던 침묵이었다.
열병의 계절이 지난 후의 침묵은 늘 이렇게
많은 단어를 입에 머금게만 하고 통 내뱉질 못한다.
향이 없어본지도 너무 오랜만이라
처음에는 비릿한 내가 가득한 공간에 이맛살을 찌푸렸더랬다.
결국 배설하지 못한 감정을 입 안에서 한참 삭히고 나서야
이게 원래 내
이게 원래 나였지.
열병이 휩쓸고 간 잔해를 정리하는 일은 열병을 겪는 일만큼이나 무거웁다.
침묵은 무겁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음악인. 자칭 아이러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