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피고 지는 꽃.
밤 11시가 넘은 시각, 두 여성이 바에 깔깔대며 들어왔다.
-저, 여기 몇 시까지 해요?
-1시까지 합니다.
웃으며 답한 뒤 그들을 바 테이블로 안내했다.
보통의 경우 두 사람이면 바텐더가 케어하지 않는 4인용 테이블로 안내해서 두 사람이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지만, 이상하게 이번 경우에는 바 테이블로 안내해주고 싶었다.
메뉴를 천천히 보던 그들은 크림 생맥주 두 잔과 나쵸를 주문했다.
나쵸에는 두 가지 큰 취향이 있다. 나쵸치즈와 살사소스다.
특별함을 추가하고 싶다면 각자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나쵸치즈를 간장종지만큼 작은 그릇에 적당량 붓는다.
취향에 따라 버터 작게 한 조각, 혹은 래핑카우 한 조각을 가운데 넣는다. (모차렐라도 괜찮다.)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뚜껑을 덮고 돌린다.
그 후에 젓가락과 같은 스틱으로 가열된 치즈를 혼합해 준다.
+ 살사 소스에는 잘게 다진 청양고추를 더해 매콤함을 키울 수 있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가운데 한 편에서 그들은 서로가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가끔은 서로의 손을 잡기도 하고, 서로의 어깨를 치며 웃고 떠들곤 했다.
어느새 시각은 대충 12시 반을 넘겼고, 손님은 그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그들에게 다가가 위스키를 서빙할 때만 나가는 초콜릿을 두 개 내밀며 말했다.
-두 분이 참 보기 좋아서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그때 두 사람은 내가 한 말이 어떤 의민지 이해한 듯 답했다.
-그렇죠? 저희 사실 얼마 안 되었는데, 정말 기분 좋은 말이네요.
상당히 작은 체구의 흑발인 여성이 신이 나서 말했고, 그 옆의 노란 머리 여성은 차분한 미소로 날 보며 끄덕였다.
난 조심스럽지만 편하게 말을 이어갔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실 텐데, 이곳만큼은 두 분이 편하게 있길 바랍니다.
그 말에 염색모의 여성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좋아요. 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한 잔 사드리고 싶은데 맥주 괜찮으세요?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셋이 조용한 바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참이 지나 두 사람의 취기가 어느 정도 달하자 흑발의 여성이 천천히 말했다.
-감정이 하는 일은 교육과는 다른 거잖아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
그 말에 염색모의 그녀는 끄덕이며 말했다.
-어쨌든 하지 말라는 걸 하고, 어쨌든 본능적으로 숨기게 되지만 뭐 거창하게 무슨 저항군처럼 그런 게 아니에요. 그냥 평등한 모든 감정들 중의 하나고, 이게 다른 이들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요.
-맞아. 그래서 말인데 그 퍼레이드 하는 건 좀 모르겠어. 약간... 강요하는 느낌이라 해야 되나. 싫을 수도 있지.
두 사람은 그렇게 대화하다가 시계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고, 흑발의 여성이 자신보다 키 큰 파트너에게 억지로 어깨동무를 하며 기분이 좋은 듯 웃었다.
그리고 파트너는 어깨동무를 풀지 않은 채 웃으며 내게 말했다.
-감정이란 건 그냥 소소하게 피다가 소소하게 지는 그런 꽃 같아요. 누가 알아주건 말건, 상관없는 거 아닐까요. 중요한 건 거기 있었던 게 사실인 거고, 또 필 수도 있는 거고.
난 그들에게 환히 웃으며 인사했고, 그 둘은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팔짱을 끼고 서로 기대며 바에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