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권리도 계급이 있다
디자인이라는 작업의 특성상 여자직원이 많아요.
그리고 이번 글은 ‘젠더’를 떠나서 생기는 문제점을 짚어 보려고 해요.
보통 연말, 연초가 되면 ‘근로자’에 대한 여러 기준들이 오락가락하잖아요.
최저임금 이라던가, 근로시간 기준 이라던가.
몇 년 전에 근로시간 단축 내지는 근로시간 준수에 대해서 법적으로 크게 힘이 실린 적이 있었는데요.
보통 그렇게 되면 00인 이하 사업장들은 대개 제외대상이 돼요.
그리곤 공기업이나 대기업 위주로 정책이 펼쳐지죠.
그것 때문에 한동안 곤욕을 치른 일이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요.
대기업은 대개가 발주처이고, 우리 같은 소기업은 대개 발주를 받는 입장이거든요.
발주처 근무자들이 칼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부터 내려오던 업무 프로세스가 좀 늘어나야 하죠.
왜냐하면 사람수는 그대로인데, 대기업에서 추가근무 같은 것 아예 못하게 봉쇄를 하잖아요?
심한 경우는 퇴근시간이 되면 컴퓨터를 다 강제로 셧다운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업무 프로세스에 걸리는 일정은 이전과 같이 그대로인데 그 일정에 발주해야 할 업무는 누구에게로 갈까요?
그래요.
근로기준법 적용이 덜한 협력사 직원들의 야근몫이 되는 거랍니다.
그야말로 꼼짝없이, 정시 퇴근한 발주처 직원의 몫을 협력사 직원들이 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이따금 방송에서 ‘근로시간 준수’로 퇴근 시간 후 여가시간이 생겨 좋다고 인터뷰하는 대기업 직원들을 보면 열불이 나요.
거래처 직원들은 그로 인해서 더 곱빼기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을 두 배로 뽑는 일은 없잖아요?
일의 덩어리는 그대로이고, 그 덩어리를 쪼개줄 발주처는 이미 퇴근했거나 월차인데.
덩어리를 해결할 시간은 여전히 예전과 같고.
그러면 결국 협력사 직원들이 쥐어짜져서 결과가 나와야 하잖아요.
정치하는 분들이 생각하는 ‘근로자’는 대기업 직원들만 해당하는 것 같아요.
사람 숫자가 여전하고, 일에 대한 마감기한도 여전한데 그 중간에 있는 일부 대기업 근로자들만 쏙 빼버리는 모양새가 되거든요.
같은 ‘근로자는 이미 아니죠.
글쎄요.
대기업 직원수가 많은 건 알아요.
그리고 그 직원 한 명에 관계된 거래처는 수십 개가 넘겠죠.
그 거래처당 직원들을 합치면 수백 명 될 거고요.
근본이 바뀌지 않는 노동정책 때문에,
겉보기만 그럴싸하고 실제로 아래 계층의 근로자는 더 힘들어지는 거.
너무 억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