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집에서 보낸 날 / 파친코 시작/ 뷰잉메세지 보내기
오늘에야말로 반드시 뷰잉을 시작하겠노라 다짐한 아침.
3일 내내 돌아다닌 탓인지 오늘은 좀 집에 있고 싶었고, 그 3일 내에 쓴 돈이 예상을 넘은 금액이라 오늘은 조금은 자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 아무리 그래도 30만 원은... 좀 심했다.
어디서 쓴 건지도 잘 모르겠다는! 하하.
역시 밖에서 사 먹기 시작하면 다 돈이야.
생각해 보면 지난 3일은 약간의 시차 적응 기간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새벽 2시까지도 쌩쌩한 내가 영국에 와서는 씻지도 못하고 오후 9시면 병든 닭처럼 졸다가 까무룩 기절을 해서 새벽에 눈을 뜨기 일 수였다. 그리고 결국 새벽 5시 기상.
한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아침 6시 정도에 일어나는 편이라서 생활패턴이 아예 뒤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직도 눈을 뜨면 뭐부터 해야 할지 조금은 혼란스러운 기분이 드는 건 꽤나 오랜만에 일이었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을 내가 정말로 온전히 만드는 기분. 그냥 아예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마치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20대 초반 같은.
그래도 이 모든 고민들은 이러나저러나 나의 생활패턴을 찾아가고 있는 여정이다.
다행히도 오늘 아침에는 비로소 제대로 된 잠을 자고 아침에 깨어난 기분이 들었다.
진짜로 끝나가는구나 시차 적응!
아직은 내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요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정한 아주머니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지내고 있는 요즘.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1. 드디어 영어 공부 시작
물론 여기서 살아가는 매 순간마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우선은 따로 시간을 내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기 좋은 환경에 있다는 건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강제로 노출되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사실 눈을 뜨자마자 영어 공부하는 습관은 한국에서부터 몸에 배어있는 습관 중에 하나라서, 사실 예전과 같은 생활패턴으로 내 하루를 지켜나가고 싶다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익숙한 일들을 찾아가면서 우선은 나의 생활 패턴을 되돌리는 게 목표.
매일매일 눈을 떠서 해야 할 일을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에어비엔비 숙소의 의자가 너무 불편해서 오래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자세가 점점 나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엊그제인가, 충동적으로 요가 수업을 끊은 것은.
지금 글을 쓰면서도 조금은 아쉽다 —
2. 파친코 읽기 시작, 한 달에 영어책 1권은 꼭 읽기
집에 파친코 영문 책을 사뒀었는데, 정작 짐을 쌀 때는 자리가 없어 가져오지 못했다.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사고 싶었는데, 어제 근처 서점에서 파친코를 찾아 오늘 읽게 되어 내심 기뻤다.
소소한 버킷리스트가 생겼다면,
매달 1권씩 읽고 기록해두기 - 영국에서의 날짜까지!
은근히 달에 1권 읽기도 빡세다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어쩌면 나도 모르게 늘 조급했던 탓인지도.
이렇게 시간이 많은 적도 오랜만이니 이번 달부터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보자.
3. 뷰잉 메시지를 던져봅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점심을 먹고 그냥 뷰잉메세지 적기를 시작했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처리할 때까지 머리에서 해야 할 것들이 떠나지 않아서 그냥 빨리 처리해야겠다 하고 책상 앞에 앉은 셈이다. 처음에는 뭐부터 보내야 할지 전혀 감이 들지 않았는데, 어떤 분이 적어주신 감사한 예문과 Chat GPT에 도움을 받아 작성을 완료할 수 있었다.
혹시 집주인이나 에이전시에게 연락이 잘 오는 것 같으면, 예문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정말 정말 집 구하기 무섭다. 모두가 하니 나도 할 수 있을 거야! 긍정의 힘을 내본다)
중간에 애정하는 언니와 전화도 하고,
가족과 통화도 하고,
뷰잉메세지 지원도 마무리하고,
책도 마저 읽고 나니까 찾아온
늘 그렇듯 일상적인 저녁
그러나, 영국에서는 밥 먹는 게 좀 부실해졌지 않나 싶다.
(한국 집밥 그리워요)
저녁 메뉴는 오늘은 반드시 다 해치워야 하는 그릭 요구르트 그릇 안에 하나도 안달은 그래놀라와 하나도 안달은 시리얼을 넣었다. 하나만 하기에는 좀 부실한가 해서 한 결정인데, 아니 웬걸, 시리얼은 그냥 먹는 게 더 맛있잖아!
약간 한국의 멩멩한 쌀 과자 st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보면서 먹으면 한 그릇은 뚝딱할 수 있을 것 같은...
지푸라기를 씹는 것 같은 맛도 좀 나아지고 파삭파삭한 맛이 올라와서 괜찮았다.
뜻밖에 발견.
하지만 추천은 하지 않겠다..
(같은 돈이면 다른 걸 드시는 걸 권장합니다.. 맛이 업서)
그렇게 또 어김없이 찾아온 하루의 마무리.
뷰잉메세지도 몇 개 더 보내두고, 블로그 포스팅도 마무리하고 나니 어느새 9시이다.
오늘은 기절하지 말고, 꼭꼭 씻고 세수하고 자야지.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