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꽃집을 인수하고 처음 몇 달은, 그야말로 숨이 막혔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각이 매일 아침마다 나를 짓눌렀고, 출근길은 언제나 무겁기만 했다. 낯선 꽃의 이름, 서툰 손놀림, 어설픈 감각. 모든 것이 나를 위축시켰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하루, 그 두려움과 손을 잡았다. 엉킨 리본처럼 어수선했던 감정도,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풀려 나갔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자격증 합격 확인을 하던 떨리던 나의 손, 단순한 종이 한 장을 위한 것이 아닌 나의 인내와 끊임없이 반복된 일상, 그렇게 다시 일어서기 위한 날들이 담겨 있는 기록의 결정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들었던 수업들, 수없이 접고 또 펼친 꽃다발을 위한 포장의 흔적들, 그 모든 시간이 오늘의 지금을 있게 했다. 그리고 또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여전히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생각하며, 조용히 하루를 살아간다. 되돌아보면, 한발 한발 나아간다는 건 결국 두려움을 견디는 일이었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두려움은 나를 막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라는 것을. 걱정에 머물러 있으면 안전할지는 몰라도, 결코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할 수 없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하지 못할 이유’로 가득 차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할 수 있다”라고 믿는 순간, 마음은 길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가능성은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이제는 그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유명 브랜드의 광고 문구처럼 가벼운 농담으로 여겨졌던 말, “JUST DO IT.” 지금은 이 문장이 나를 이끌어 준 삶의 격언이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도전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넘어지고, 좌절하고, 때론 모든 걸 내려놓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내 인생의 뿌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패는 뺄셈이 아니라, 성장의 덧셈이었다. 앞으로의 날들이 내가 생각하고 이루고자 하는 방향을 벗어나기도 하겠지만 좌충우돌 부딪혀 가며 나만의 길을 찾아갈 것이 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어쩌면 혼자만의 일기로 남을지 모르지만 분명히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어 주는 길이 되어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은 단추를 꿰매듯, 조심스럽게 다음 장면을 그려본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답이 아닐지라도, 어딘가 존재하는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려 한다.
꽃을 포장하고, 사람을 맞이하고, 계절을 통과하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매일매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있다. 순간 방향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알기에 혹시나 오늘의 당신이 그 자리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조심스럽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냥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