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제1터미널이 있고, 제2터미널이 있어서 타는 항공사에 따라서 터미널을 구분해서 가야 하는 구조이다.
카타르항공은 제1터미널에 있어서 그곳에 가서 카타르 항공사를 찾으면 출국 수속이 되고, 탑승할 수 있는 티켓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카타르 항공사를 찾았다. 2층에 있는 항공사를 찾기가 힘들었지만 혼자서 찾았다.
사무실로 들어가 직원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티켓을 찾으러 왔다고 하니까, 여기가 아니고 3층에 가서 출국 수속을 해야 한다고 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아 한참을 돌아다녀도 못 찾아서 지나가는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다. 그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는지도 알지 못해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물어서 간신히 3층으로 올라갔다.
여행에서 모르면 물어보는 것이 최고라는 깨달았다.
그런데 인천이 아니고 외국 공항에서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이지만, 그때 가서 걱정하자는 것으로 생각을 돌리고, 지금은 오직 항공기 티켓을 찾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3층에서도 카타르항공 사무 공간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생각나는 것이 또 물어보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이었다.
자세히 보니까 곳곳에 안내하는 데스크가 있었다. 그곳에 물으니까 친절하게 어디 가서 출국 수속을 하라는 것이다. 그곳은 탑승할 항공사 공간이 아니고 출국을 전문으로 하는 장소였다.
벌써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줄은 두 줄인데 한 줄은 길게 늘어서 있고, 다른 곳은 한적하게 몇 사람이 없었다. 왜 사람들이 짧은 줄에 서 있지 않고 긴 줄에서 기다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몇 사람이 서 있지 않은 곳에 줄을 섰다. 한참을 기다리니까 앞에 사람들이 출국 수속이 끝나고 내 차례가 되었다. 아직도 단 하나도 찍히지 않은 여권을 보여 주면서 티켓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비즈니스 석이냐고 물었다. 비즈니스석이 아니고 이코노믹 석이라고 하니까 출국 수속을 해 주지 않고, 옆에 길게 서 있는 곳에 가서 줄을 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비즈니스석은 이코노미 석을 구분해서 출국 수속을 한다는 것을 모르고 짧은 줄에 서 있었던 것이다.
다시 뒤에서 시작해서 한참을 기다려서 출국 수속이 끝나고 티켓을 받았다.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출국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출국 수속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서류 중에 pcr 검사를 72시간 이내에 받은 서류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고 오직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영문 서류만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아는 지인에게 전화하니까 대체로 백신 접종 서류와 pcr을 동시에 원하는 국가가 많다는 것이다.
잠깐 생각해 보니까 터키까지 항공기는 타고 가지만, 입국이 안 되면 낭패라는 느낌이 들었다. 신경을 쓰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여행하고 싶어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 아무리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해도 기본적으로 할 것은 해야 하는 것이다.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그래도 다시 출국 수속을 하는 직원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만일 pcr이 입국 필수조건이면 터키에 가서 어떻게든지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지, 다시 돌아가 pcr를 받고 증명서를 갖고 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직원은 터키는 입국이 완화되어서 백신 접종 서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크게 안도하면서 준비할 것을 해야 일이 덜 피곤하다는 것을 느꼈다.
두 시간 더 기다리다가 항공기에 탑승을 하기 위해서 지정된 게이트로 갔다. 여기도 줄이 두 줄이었다. 긴 줄과 몇 사람 되지 않은 짧은 줄이 있었다. 두 시간 전에 경험이 있어서 긴 줄에 섰다. 비즈니스석은 항공권을 비싸게 구입해서 대접받는 것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사람은 더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기내식은 두 번 나왔는데, 배달하는 여승무원과 말이 통하지 않아서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하는 것 같은데 못 알아들으니까 같은 것을 두 번이나 먹었다. 그래도 커피와 주스를 중에서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커피라는 말이 귀에 들어와서 커피 대신에 주스를 선택했다.
오랜만에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중간 기착지인 도하에 도착했다. 도하에서 바뀌어 탈 항공기는 정해졌지만, 탑승 게이트가 티켓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게이트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첫 항공기에서 내리기 전에 한국 승무원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보았다.
그 승무원은 도하 공항 출발 전광판에 적혀 나오니까 전광판을 잘 보라고 했다.
도하공항에 도착해 보니까 전광판도 많고, 도착 전광판은 없고 출발만 표시하니까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너무 빠르게 바뀌는 글자를 읽기 어려웠다.
간신히 항공기 번호를 찾아서 케이트를 알았는데 잘못 본 것이다. D21B를 D218로 본 것이다. D 게이트를 찾아가니까 218은 있을 수 없는 숫자인 것 같았다.
그래서 안내 코너에 말없이 티켓을 보여 주니까 D21B로 적어 주었다. 애써 전광판을 볼 필요도 없이 여기서도 말이 안 통하면 티켓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었다.
출발 게이트를 확인하고서야 공항 안이 눈에 들어왔다. 거의 모두가 중동 사람들이다. 간혹 서양인이 눈에 들어오기는 해도 동양인 나 혼자뿐이다.
기다리는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나 생김새를 구경하는 것도 상당히 흥미 있었다.
이렇게 한가하게 앉아서 이방인이 되어 특별한 애로나 걱정 없는 지금이 좋은 시간인 것 같고 이런 마음이 여행 중에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시 탑승한 항공기는 같은 카타르 항공으로 목적지인 이스탄불 SAW 공항까지는 4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이다. 옆에 중동 사람이 앉았는데 무슨 말을 걸어왔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기내식이 한번 나오는데 같은 항공사여서 종류가 같았다. 여기서는 같은 것을 시키지 않고 다른 것으로 먹었다. 말이 통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내식 표 장지 색깔이 다른 것을 시키니까 다른 메뉴였다.
이스탄불에 내려서 터키 입국 때 까다롭게 볼 줄 알았는데, 그냥 통과시켜 주었다.
코로나 백신 증명서도 제출했지만 보지도 않았다. 마치 돌려보내면 관광 수입만 준다는 생각뿐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울러 영문 처방전까지 가져온 상시로 먹는 약들에 대해서도 전혀 검사나 확인하지 않았다. 너무 쉽게 통과했고 공항 내에서 유심카드를 사서 교환하고 숙소가 있는 이스탄불 구시가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버스를 찾아갔다. 탁심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탁심으로 가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들었다. 아마도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도 있는 것 같다.
버스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그냥 “탁심”이라는 물어보니까 손가락으로 버스를 가리켜 주었다. 올라가면서 기사에게 한 번 더 “탁심”이라고 하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맨 뒤 칸에 앉아 있으니까 돈을 받으러 왔다. 돈은 터키 돈만 받는다고 했다.
탁심 광장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를 찾았다. 지하는 찾았지만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기계에 나오는 터키어를 모르니까 할 수가 없었다.
친절하게 보이는 사람에게 터키 돈을 주고 손짓으로 티켓을 기계에서 뽑아 달라고 해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다섯 사람 정도 물어서 티켓을 만들 수가 있었다.
일단 지상철을 타니까 가고자 하는 곳을 알 것 같았다.
술탄 아흐메트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 내려서 숙소를 찾는데, 낯선 곳이고 간판을 전혀 볼 수가 없고 말도 한마디도 못 알아들으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아직 휴대폰의 구글 지도를 운용하지 못하니까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주소를 보여 주니까 한참을 바라보더니 못 간다고 했다.
“원 킬로”라는 말은 알아들었는데 너무 가까워서 안 간다는 뜻이다. 가깝지만 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데려다주면 좋겠는데, 그냥 걸어가라고 방향만 알려 주었다.
기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서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또 그곳에 착하게 생긴 사람을 찾아 물었다. 몇 사람이 모른다고 하다가 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었다.
가리키는 곳은 가까이 있는 작은 골목이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곳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어서 같다. 간판이 영어 알파벳으로 쓰여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숙소 이름인 “산타 소피아”를 말하니까 가리키는 손가락이 내 바로 뒤의 건물이었다. 자세히 보니까 “산타 소피아”라는 글자가 있었으나 사람이 주눅이 드니까 그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찾은 것을 안도하면서 앞으로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되면 좋겠지만, 피곤하고 힘든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고 그냥 숙소에서 쉬고 싶었다.
이스탄불 구시가지 바닷가에서 신시가지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