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19일차

by 안종익


날씨가 아침에는 쌀쌀한 기운이 있다.

순례객 대다수가 겉옷을 입고 출발을 한다. 가면서 날씨가 더워지면 반팔로 가는 것이다.

날이 밝아오는 마을들은 시골에 농사하는 마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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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음부터 시골길로 순례길이 시작하더니 제법 높이가 있는 고갯길로 순례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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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어서니까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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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서도 간밤에 유숙한 순례객들이 이제 막 순례길을 출발하려고 이 마을 알베르게 에서 나온다. 모두가 만나면 첫인사는 “부엔 카미노”이다. 마을을 지나서 다시 고개로 올라간다. 별로 높지 않은 고개이지만 황톳길이라서 걷기가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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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지 않은 정상에 십자가는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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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양도 갖가지이지만, 걷는 모습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옛 믿음의 성인들이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그 길을 따라 걷던 옛 순례객들을 생각하면서 성지순례와 본인들의 믿음을 돌아보는 순례객이 많을 것이다.

또 살아온 인생을 회고하면서 나머지 남은 인생도 정리하려고 걷는 노인분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아픔을 가지고 이 길을 걸으면서 마음의 치유를 얻고 전환의 기회를 만들려고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순례길을 즐기기 위해서 걷는 사람들은 걷는 자체와 주변의 환경과 알베르게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모두 즐거운 순례길이 될 것이다.

오직 걷기 위해서 오는 순례객들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트레킹 코스도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냥 유명한 길이니까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은 100Km부터 순례길 인증서를 준다니까 100Km 즈음에 많이 나올 것 같다.

나는 이 길을 걷기 위해서 걷기도 하지만, 잊고 싶은 것도 있고 새로운 무엇을 찾기 위해서 걸으니까 복합적인 것 같다.

아마 순례길을 걷는 이유가 여러 가지 겹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 순례길이다.


십자가 고개를 지나서 다시 황톳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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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과 산 사이에 길은 다시 오르막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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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려가면서 보이는 것이 멀리 산이 보이는 것이다. 지평선만 보다가 산을 보는 것이 오랜만이다.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가면서 왼쪽에는 아직 익어가는 밀밭이고 밀밭 너머는 지평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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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리막이 나오면서 양쪽은 소나무 숲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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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 번째 오르막이 나오면서 정상인 것 같은데, 이곳에 어김없이 십자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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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있는 정상에서 내려다보니까 큰 도시가 보인다.

이곳은 아스토르가 라는 도시로 멀리 산도 보이고 넓은 벌판을 가진 살기 좋은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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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입구에 순례객이 물을 마시는 조형물이 인상 깊게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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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을 지나서 도시의 중심이 되는 성당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먼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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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서 가족 순례객을 만났다.

짐을 가득 실은 변형된 유모차에는 어린 딸이 타고 있고, 그 유모차는 아빠가 끌고, 엄마는 큰 배낭을 메고 두 남자아이를 데리고 걷는 가족 순례 행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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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순례객들의 표정에는 한없는 즐거움과 만족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순례에 나선 부부의 용기가 대단하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소중하고 큰 추억을 갖는 것이다. 이 가족처럼 움직이고 행동해야 무엇인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스트르가 시내에 들어가면서 성당을 오르는 길에서 다시 한번 가족 순례객을 만났다. 아빠는 힘들게 수례를 밀고 있고 엄마는 수례 속에 아기에게 신경을 쓴다. 옆에 두 아들은 지팡이를 짚고 걷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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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정상에는 257Km가 남았다는 표시인 것 같은 표지석도 있지만, 표지석마다 숫자가 달라서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그러나 200Km 중반 정도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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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토르가 대성당은 두 개의 종탑으로 만들어져 있고 규모가 제법 큰 성당이다. 이 정도의 크기면 큰 성당에 속하지만, 워낙 큰 성당을 봐서 그런지 놀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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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오기 전까지의 순례길은 도로 옆이 아니라 한적하고 조용한 길이었다. 어제 걸었던 도로 옆길과는 다른 걷기 좋은 길이었다.

옛 순례자들이 걷던 길은 마을과 마을 사이를 가장 가까운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 길이 수백 년이 지나서 큰 길이 되고 지금은 아마도 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도로 옆길이 소음은 많지만 실제로는 옛 순례자가 걷던 순례길에 가까운 길이고, 걷기 좋고 한적한 길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를 피해서 만든 변형된 순례 길일 가능성이 많다.


다시 도시를 지나서 나오는 순례길은 도로와 같이 가는 길이다. 큰 도시를 지나면서 순례길이 도로와 같이 가는 경우는 부득이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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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다시 가족 순례객이 보인다. 이번에는 유모차에 타고 있던 딸아이도 같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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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는지 모르지만, 잘 가기를 바란다.


도로 길은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서 끝나고 산길과 들길이 이어진다. 도로 길이 끝나는 곳이 무리다스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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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다스 마을에서는 다시 한없는 직선 들판 순례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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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묵으려고 했던 간소 마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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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묵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걷고 싶어서 계속 걸었다.

여기서부터는 산길이 이어지면서 직선 길이다. 그래도 내가 걷고 싶어서 무리 없이 걸으니까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고 주변에 경치도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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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노란 꽃이 산속에 큰 꽃밭을 이룬 곳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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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양쪽에 온통 노란 꽃으로 치장한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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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오늘 묵을 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은 상당한 고지대에 위치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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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은 거리는 35Km가 조금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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