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오후에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일찍 서둘러 출발했다.
오전 중에 숙소를 정해서 비 오기 전에 순례를 마치고 쉬려는 생각이었다.
오늘 아침은 해를 본 것이 아니라 달을 보았다. 보름달이 떠 있어서 고향 하늘에도 이 시간에는 저렇게 큰 보름달이 떠 있을 것 같다.
날이 밝아서 걷는 순례길은 곧은 나무와 울창한 숲길이다.
잘 다듬어진 순례길 마지막 코스이면서 순례객들도 많이 늘어났다.
순례길 중간에 있는 까미노의 가리비 문양과 조롱박이 새겨진 비석에는 신발과 각자의 소원을 기원하는 내용이 적힌 돌들이 가득하다
또 작지만 잘 지어진 성당도 나왔지만, 지금은 그냥 그 자리만 지키는 것 같다.
마지막이지만 쉽지는 않은 코스이다. 오르막이 자주 나온다.
더디어 10Km가 남았다는 표지석이 나왔다. 여기서도 순례객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기념사진을 많이 찍고 있다.
오르막이 계속되고 있다.
내려갈 때는 별로 내려가지 않고 오르막은 긴 것 같은 느낌이다.
얼마 남지 않아서 곧 끝날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지친 것이다.
오르막이 실제로 자주 나온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완만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만히 보지 말라는 것 같다.
긴 오르막에서 반대로 오는 순례객들이 있다. 이분들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을 도착해서 다시 온 곳으로 가는 순례객이 수도 있다.
이곳에도 곡물 창고가 보인다.
산티아고를 넘어가는 고개에 도착해 보니까 큰 나무 그늘에 많은 순례객들이 쉬고 있다.
충분히 쉰 순례객들은 긴 내리막을 내려가서 산티아고 시내에 들어갈 것이다. 내려가는 숲길 사이로 멀리 산티아고 시내가 보인다.
그래도 다시 숲길을 지나 한참을 내려오니까 산티아고 입구에 오래된 돌기둥과 석상들이 순례객을 맞이한다.
이제 산티아고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지만, 콤포스텔라 성당의 첩탑은 보이지 않는다. 멀리 산 너머에 있을 것 같다.
시내에 들어오니까 순례길 표시가 확실히 잘 되어 있다. 물론 이 표시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을 향한 표시일 것이다.
시내 초입에 순례객을 지키는 기사의 동상이 당당히 서 있다. 가슴이나 방패에 기사 표시가 선명하게 나 있다.
이 도시가 순례객의 도시라는 것이 곳곳에 있다.
도로에는 가리비 표시도 잘 되어 있다
멀리 도시 건물 사이로 성당이 보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낯익은 뒤 모습이 나타난다. 마지막 여럿 날 오래 같이 걸어오다가 사라진 두 노인이다. 아직도 씩씩하게 지팡이도 없이 걷고 있다.
순례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마지막엔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두 노인을 만난 것이다.
서로 만나는 것이 반가운지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한참을 마주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작별을 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인연이지만 서로 온 곳으로 잘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콤포스텔라 성당을 들어가면서 건물을 구경하고
다시 성당 앞쪽 광장을 통하는 석문을 지나니까
넓은 광장과 양쪽에 멋진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
한창 노병들이 열병식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여기서는 사진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남기고 뒤로 내려가니까 지붕에 특이한 조각이 있는 건물이 있고
그 아래에서 순례길 인증서를 발급하는 곳이 있었다.
다시 콤포스텔라 성당 광장으로 돌아오니까 열병식이 끝나고 즐거운 음악이 나오니까 브라질 순례객들이 춤을 추면서 즐기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는 텅 빈 광장에 순례를 마친 사람들이 눕거나 앉아서 성당을 바라보면서 걸어온 길을 생각하는 것 같다.
숙소는 내일 다시 스페인 땅끝마을을 가기 위해서 출발하기 좋은 성당이 잘 보이는 곳에 잡았다.
28일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쳤지만, 어제 생각한 것처럼 변화와 전환을 위해서 걸은 것이 아니라 순례길이 있어서 걸은 것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처음 시작하는 피레네산맥을 넘을 때, 안개 걷힌 광활한 광경에 가슴 트이는 기쁨을 맛보았고, 끝없는 밀밭을 걸으면서 고독함과 외로움도 느꼈지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길은 순한 길이고 이곳 지방이 순박한 길이었다.
내가 걸은 아름다운 산티아고 순례길은 앞으로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순례를 마치고 콤포스텔라 성당앞에서 마지막으로 기념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