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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Jul 17. 2023

뮌헨으로 가는 길

취리히에서 뮌헨으로 가는 길은 스위스에서 독일로 넘어가는 길이니까 여러 번 갈아타면, 신경 쓸 일이 많을 것 같아 한 번에 가는 티켓을 요금을 더 지불하고 예약했다.

취리히 역도 크고 복잡했다. 그래도 티켓에 적힌 탑승하는 게이트는 잘 찾아가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주변에 뮌헨 가는 사람을 찾았다. 뮌헨이란 말에 호감을 갖기에 예약된 앱을 보여주니까 여기서 타는 것이 맞는다는 반응이다.

취리히 역을 출발해서 취리히 호수를 구경하면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면서 가다가 열차 검표원이 좋은 기분을 바뀌어 놓았다. 검표하면서 이 표로 뮌헨까지 가면 되느냐고 물어보니까, 환승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환승하지 않고 가는 표라고 의사표시를 하니까, 무엇이라고 한참을 설명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검표원이 가고 옆은 승객에게 번역기로 물어보니까, 사고가 생겨서 열차를 세 번 환승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 승객에게 뮌헨 가느냐고 물으니까 아니라고 한다. 여러 승객을 거쳐서 뮌헨 가는 사람을 찾았다. 한곳을 환승하고 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 승객도 문제가 있어서 지금 뮌헨으로 가지 않고 다른 기차로 간다고 했다. 다시 찾아서 다니다가 뮌헨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끝까지 따라갔는데, 이 독일 친구가 하는 말이 오늘 이렇게 차가 바뀐 것은 집중호우로 독일 철도가 유실되어서 그렇다고 하면서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고 농담을 한다. 만약에 검표원에게 다시 확인하지 않았으면 유럽에서 미아가 될 뻔했는데, 농담을 들으니 기분이 묘하다.


뮌헨에 도착하니까 예정보다 3시간이나 지연되어서 도착했다. 뮌헨은 중앙역이 교통의 중심인지 사람과 열차가 바쁘게 움직인다. 내릴 때 날씨가 더워서 더 답답했다. 도시에 온 기분과 분위기가 여유롭지 못하다.

날씨가 너무 덥다. 어제까지 선선했는데 여기 온도를 보니까 33도이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뮌헨 맥주를 한잔하러 갔다. 술을 한잔하니까 긴장이 풀리고 다시 여행하는 기분이다. 기분이 분위기와 어떤 계기로 바뀐다는 것은 여행하면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비가 내린다.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고 비가 계속 내릴 것 같다.

아침에 비를 맞으면서 칼스 광장을 찾아서 나갔다. 가는 길에서 비를 맞지 않는 처마 밑에는 노숙자들이 자고 있고, 아직 술 취한 행인들이 소리도 지르고 비틀거리고 있다. 광장에는 지난 저녁에 놀고 간 흔적들이 가득하다.

칼스 광장에서 마리엔 광장으로 통하는 문이 특이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그 문 밑에서 비를 피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세 소녀들이 악기를 불고 있는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무엇이라고 적어 놓았지만 알 수는 없고 예쁜 조각이다.

칼스 광장문을 한참 지나서 돔 형태의 쌍둥이 타워가 보인다. 그 높이가 99m로 뮌헨을 대표하는 프라우엔 교회이다. 이 교회는 다른 교회와 달리 뽀족한 첨탑이 아니라, 둥근 모양의 타워는 예루살렘의 교회를 참고해서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프라우엔 교회 두 개의 기둥이 멀리서는 두 개로 잘 보이지만, 건물 사이에 있어서 완전히 사진을 찍히지 않는다. 밑에 가서 보니까 너무 높아서 또 사진에 다 잡히지 않는다. 교회는 마리엔 광장의 신 시청사와 같이 뮌헨의 랜드마크이다.


프라우엔 교회에 가기 전에 청동으로 만든 돼지와 메기 청동 상이 거리에 있다. 특이하게 거리에 있는 청동 상이 눈에 들어오면서 자세히 보니까 돼지의 청동상은 돼지 입과 귀, 돼지 생식기를 관광객들이 많이 만져서 반들거린다.

메기는 수염을 주로 만지는 것 같다.

이곳을 만지면 좋은 일이 있는지, 아니면 남들이 만져서 반질거리는 곳을 계속 만져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프라우엔 교회를 지나서 나오는 것이 마리엔광장이다. 광장에는 마리아 상이 중간에 서 있고

신 시청사 건물은 뽀족한 첨탑으로 만들어져 있다.

뮌헨엔 여행 온 관광객은 가장 먼저 온다는 마리엔 광장은 오전 11시에 시계탑에서 시간을 알리면서 인형극이 펼쳐진다. 이 인형극을 보러 수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에 몰려든다. 이곳에 도착해서 인형극을 한다는 기억이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도 인형극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11시에 하는 줄 몰랐다.

이 광장 주변에는 교회가 여러 개 있다. 성 페터 교회와 성령 교회도 있다고 하는데, 구분이 되지 않고 그 외도 교회가 더 있는 것 같다.


마리엔 광장 바로 옆에 있는 교회 밑에는 청동으로 처녀 상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다. 여기는 관광객들이 처녀의 젓을 만져서 그곳만 반들거린다. 그것을 만지면 다산을 의미하는지 다른 의미가 있는지 모르지만, 민망할 정도 만져서 반들거린다.

마리엔 광장에서 레지덴츠를 찾아서 떠났다. 레지덴츠도 마리엔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레지던츠는 바이에른 왕국의 궁전이었던 곳으로 엄청난 규모의 건물과 그 앞에 정원이 있다. 앞에 있는 정원에는 가운데에 있는 건물이 아름답다.

그 건물 안에는 시민들이 모여서 사교춤을 배우고 있다. 남녀가 춤추는 것에 정신이 빠져서 이방인이 오랫동안 구경하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정원 바깥으로는 시민들이 모여서 쇠 구슬 던지는 게임인 페탕크가 한창이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주로 많이 모여서 경기를 하고 있다. 여기도 경기에 진지해서 옆에 구경하는 사람은 관심이 없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시민들이 놀러 나온 것 같다.

레지던츠 왕궁을 찾아가다가 광장을 만났다. 오데온 광장이다. 광장은 크지 않았지만, 아담하고 레지던츠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도 큰 교회가 있는데 테아티너 교회라고 한다. 광장 중앙에 있는 건물은 작지만 웅장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이곳에 공연도 가능할 것 같은 곳이다. 뮌헨 중심가에는 교회 건물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마리엔 광장으로 돌아왔다. 오전 11시에 광장 시계탑에서 시계가 인형극을 한다는 것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뮌헨은 예전에 온 적이 있는 도시이다. 다시 돌아온 광장에는 역시 예상이 맞아서 광장 가득 사람들이 시계탑을 쳐다보고 있다.

시계탑 속에 조형물은 맨 위에 황금으로 된 새가 있고, 그 밑에 왕과 왕비로 보이는 두 사람이 앉아있는데 그 주위를 신하들과 말을 탄 기사가 밑에 있는 공간이 있고, 맨 밑에 공간은 백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하고 있다.

11시 정시가 되니까 시계의 종이 울린다. 오랫동안 종만 울리고, 시계탑 속 조형물은 인형극을 시작하지 않는다. 한참을 지나서야 중간에 있는 왕을 중심으로 만든 조형물이 돌아가면서 인형극이 시작되었다. 신하들이 지나가고 말 탄 기사도 지나간다. 여러 번을 돌고는 말 탄 기사 하나가 쓰러지면서 끝나고, 그다음에 밑에 있는 백성 조형물들이 인형극을 이어받아서 오랫동안 돌면서 춤을 추고 있다.

그것이 끝나고 나니까 구경하던 관광객들이 구경을 끝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나는 느낌에 최고 위에 있는 황금색의 새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끝까지 유심히 바라보니까 한참 뒤에 그 황금색 새가 날개를 여러 번 펄떡인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시계탑 속의 조형물의 인형극이 끝난 것이다. 마지막에 새가 날개 짓 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떠난 관광객들이 많았다. 맨 위의 황금 새는 멀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황금닭인 것 같다.


뮌헨의 날씨도 변덕이 심해서 아침에 오던 비가 그치고 햇볕이 강하다. 영국 정원으로 가다가 예전에 본 기억이 나서 돌아와 칼스 광장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서는 스위스와 다르게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을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귀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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