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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Aug 09. 2023

리트아니아 빌뉴스

버스로 야간에 이동하는 것이 흥미를 느껴서 다시 한번 바르샤바에서 리트아니아로 밤 버스를 탔다.

밤 버스로 이동하면서 시간을 잘 이용하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은데, 그것도 버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으면 그럴 수 있지만, 선잠을 자니까 피곤하고 허리가 아파서 고생이었다. 앞으로는 야간에 버스로 이동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빌뉴스에 버스는 한 시간 일찍 도착하니까 낯선 정류장에서 적막감마저 느낀다. 그래도 정류장 내에는 머무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참을 머물다가 날이 밝아오니까 시내를 걸었다. 시내로 가다가 보니까 처음 만난 것이 새벽의 문이라는 곳이었다.

새벽의 문은 정류장에서 구도심으로 들어가는 곳에 있었고, 주변에 성당과 교회가 밀집해 있다.


시청을 지나서 빌뉴스 대학이 있는 오래된 건축 사이로 지났지만, 아직 사람들은 거의 다니지 않고 간간이 상점에 물건을 넣기 위한 차량들이 거리에 정차해 있다. 여기도 성당이 많이 보이고 아직 문을 연 가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마침 지나는 곳에 가게가 열려서 들어가니까 아직 장사할 시간이 아니라고 쫓겨났다. 그래도 한참을 가니까 한 가게가 문을 열고 있어서 야채 샐러드 세트와 음료수를 사서 먹을 장소를 찾아서 걸어가는데, 갑자기 넓은 광장이 나온다. 빌뉴스 광장이다.

아침을 넓은 곳에서 벤치에 앉아 먹는다.

앞에는 큰 성당이 있고, 높은 성당 종탑과 시원하게 넓은 광장을 보면서 식사를 한다. 성당 뒤편에 높은 성벽이 보이고 리트아니아 국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광장에는 부지런한 관광객이 더러 보인다. 이렇게 넓은 광장에서 보이는 것을 구경하면서 아침을 먹는 기분은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멋이라 생각하니까 즐거운 생각이 든다.

아침을 먹고 시간이 많아 리투아니아 궁정 옆의 공원에 누워서 오랫동안 휴식을 했다. 지난밤에 여독을 시원한 공원에 푸는 것이었다. 이제 간혹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빌뉴스에서 상쾌한 아침을 보내고 있다.


빌뉴스 성당은 넓은 광장과 높은 종탑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다. 뒤에는 게디미나스 성탑이 높이 서 있고, 바로 옆에는 리트아니아 대공 궁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빌뉴스의 구경거리가 시작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빌뉴스 성당 내부도 들여다보았다.


빌뉴스 광장에서 관광객들이 시작하면 빌뉴스 시청 쪽으로 건물 사잇길로 지나가는 코스이다. 이 길이 빌뉴스 구도심의 중심 길이다. 이 길을 가면 먼저 만나는 성당이 주변에서 첨탑이 가장 높은 성 요한 성당이다.

골목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답답한 느낌은 있지만, 규모가 큰 성당이고 성당 내부도 화려하다.

계속 건물 사이로 시청 쪽으로 올라가면 아담한 성당도 나오고, 규모가 큰 성당도 여럿이 보인다. 성당이 너무 많아서 성당 옆에 성당이 있다고 해도 될 정도이다. 아담한 광장 앞에 시청도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시청을 지나서 가다가 보면 또 큰 성당이 나오고, 우측으로는 러시아 동방 정교회가 나무 사이로 자리하고 있다.

그 내부는 색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러시아 동방 정교회를 지나면 곧바로 큰 성당이 있고,

약간 옆으로 비켜서 가면 새벽의 문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

이 새벽의 문은 구도심의 관문이고 문에 올라가서 미사를 드리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특히 이 새벽의 문에 들어가는 입구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리얼하게 걸려 있다.


새벽의 문에서 관광객들은 기념촬영을 많이 하고 있고, 이 새벽의 문에서 시작된 구도심의 성당들은 한 건물 건너서 성당일 정도로 많이 보이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성당들을 유심히 보면, 성당들은 관리가 되지 않아서 문을 닫은 곳도 보이고 이런 곳은 벽이 갈라지고 벽돌이 떨어진 것이 보인다. 그렇지만 유지되는 성당도 도색이 못해서 변색되어 있고, 부분도색을 했는지 색깔이 다른 곳도 있다. 한때 화려하고 번성했던 성당들이 이제는 쇠퇴되는 것을 보는 듯하다.


그래도 아직 큰 성당의 위용을 보이는 성 안나 성당을 찾았다.

이곳은 규모도 크고 베르나딘 정원 앞에 자리하고 있어서 위치도 좋은 곳이다. 이 성당은 앞에 보이는 종탑보다도 뒤에 건물이 더 크고 내부도 화려하다. 전형적인 바로크 양식 건축물이라고 나폴레옹이 손바닥에 얻어서 가져가고 싶다고 말한 성당이라고 한다. 이번 빌뉴스에서는 성당 내부를 유심이 들여다보았는데, 나름의 특색이 있다.

성당마다 내부의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특색이 있고 어떤 의미와 역사가 있는 듯하다.


리트아니아 대공 궁전 뒤에 있는 게디미나스 성탑에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 올라가는 길이 있을 것 같아서 공원 뒤쪽으로 돌아가니까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급경사이지만 잔 돌을 박아서 올라가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한참을 올라가니까 나무계단이 나온다. 다 올라간 게디미나스 성탑은 빌뉴스가 한눈에 들어오고, 성을 올라온 방향에서 보면 구도심이 보이고

반대에서 보면 강 건너의 신도시가 있다. 도심이 확연히 구분되는 도시이다. 이곳에서는 자연석을 깎아서 바닥을 잘 만들어 놓았다.


게디미나스 성탑에서 올려다 보이는 세 개의 십자가가 산속에 보인다.

이곳도 빌뉴스의 명물이라고 해서 산으로 올라갔다. 작은 산이라 숨이 찰 무렵이면 세 개의 십자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오직 세 개의 십자가만 서 있는 곳이다. 여기서도 빌뉴스 시내가 잘 조망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보면 빌뉴스의 성당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들어온다.


세 개의 십자가 언덕을 내려오면서 생각나는 것이 이곳 사람들은 셋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 빌뉴스 광장 공원에 있는 숲속에 개들의 조형물도 개 세 마리를 만들어 놓았고,

리트아니아 대공 궁전 뒤에서 게디미나스 성탑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 돌하르방 같은 조각도 세 개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시내에 다니다 보니까 검은 수녀들의 조각 건물도 세 명 수녀 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가장 상징적인 것은 역시 세 개의 십자가였다.


내려오면서 베르나딘 정원으로 내려와서 이곳에 울창한 숲속에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의 놀이터도 있고 주변으로 냇가가 흘러서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이다. 이 베르나딘 정원에서 계속 물 따라 올라가면 우주피스 공화국이 나온다.

이곳은 일 년에 단 하루 만우절 날에 공화국이 되는 곳이다. 리트아니아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만우절에는 국경도 생기고 여권에 도장도 찍어 준다고 한다. 이곳에 건너가는 다리 위에도 사랑의 열쇠들이 달려 있고, 다리 밑 물 위에 사람들이 달려 있다.

다리를 건너서 만나는 골목에는 남다른 벽화나 분위기가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달라이 라마가 우주피스 공화국 명예시민이라고 한다.


빌뉴스 대학 내에 세계에서 아름다운 구내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찾아 나섰다. 빌뉴스 대학은 이곳 발트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서 학생들이 많이 붐빌 것이라 생각했지만, 문이 닫혀있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 옆에는 리트아니아 대통령궁이 있었는데 일반 건물과 비슷하고 지키는 사람도 없었다.


빌뉴스 광장 성당 종탑 밑에는 “발트의 길” 620Km의 출발점이다. 이곳에 대리석에 발자국을 새겨 놓았다.

“발트의 길”은 리트아니아, 라트비아, 아르메니아 3국의 수도를 인간띠로 이은 것이다. 러시아의 영역에서 벗어나려고 만든 인간띠는 620Km였고, 이어서 완전한 독립을 이룩한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긴 인간띠라고 한다. 이 빌뉴스 광장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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