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종익 Aug 12. 2023

리트비아 리가

발트 3국 중에 중간에 있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로 향한다.

버스로 가기 때문에 들판에서 이제 한창 밀을 수확하고 있지만, 모두 기계로 하기에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밀을 수확할 때 바짝 마른 밀밭에서 자옥한 먼지가 일고 있다. 그리고 더러는 수확한 밀을 곡물 트럭에 쏟아붓고 있는 광경도 볼 수 있다. 리트아니아와 라트비아 두 나라는 농작물이나 마을도 비슷해서 여행자의 눈에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리가에 도착한 버스터미널은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지만, 주변을 한창 공사 중이다. 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리가 중앙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리가는 중앙시장이 이름난 곳이라 먼저 그곳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과일과 채소를 파는 노점들이 즐비하고 제철에 나는 과일들이 지천으로 나와 있다. 보통 재래시장을 현대화한 시장이다. 이 시장의 특징은 제철 과일과 채소가 풍성한 시장인 것 같다. 이곳에서도 눈에 익은 과일은 납작 복숭아였다. 이번 여행에서 납작 복숭아는 원 없이 먹었다.


리가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뒤를 보니까 눈에 익은 건물이 보인다. 폴란드에서 본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소비에트 고전주의 건축물로 리가의 과학 아카데미이다. 스탈린의 생일 케이크라는 별명을 가진 건물로 폴란드 바르샤바의 쌍둥이 자매 건물인 문화 과학 궁전을 본 적이 있다.


리트아니아에서는 구걸하는 사람이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더러 보인다. 이곳 발트 3국에는 동양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들은 거의 볼 수 없고 비교적 조용하고 깨끗하다.

리가는 발트의 파리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로 구도심에 볼거리가 집중되어 있고 발트 3국 수도 중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한다. 먼저 숙소를 나와서 도심의 건물을 따라 구경을 시작하면서 처음 만난 것이 황금빛이 나는 돔 성당인 그리스도 성탄 대성당이다.

이 성당은 도심의 중간에 위치하면서 옆에 큰 공원이 있는 곳으로 그 공원에서는 지금 유명한 화가 작품의 그림 사진을 전시해 놓았다. 멀리는 자유 기념비가 보이는 곳이다. 시원한 공원의 나무 아래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 공원에 함께 있는 것이 라트비아 국립 미술관이다.

이제 구도심의 입구에 있는 듯한 자유 기념비가 서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주변의 잘 조성된 공원과 큰 강은 아니지만, 뱃놀이를 하는 물길이 있고 그곳에는 분수와 새들이 놀고 있다.


자유 기념비는 성금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높이가 푸른 하늘에 닿을 정도일 것 같고, 위에 조형물 자유의 여신은 별 세 개를 들고 있다.

이 기념비는 라트비아의 자유, 독립, 주권을 상징하면서 세 개의 별은 라트비아의 역사적인 세 개 지역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자유 광장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쉬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서 바로 좌측에는 오페라극장이 아름다운 정원과 같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분수는 가리비를 이고서 아이들과 같이 있는 조형물로 아름답고 주변과 조화롭다.

구도심의 건물 사잇길을 들어가면 우측에 화약고와 라트비아 전쟁 박물관이 위치한다. 건물들 사이에 있어서 잘 구분 안 되지만, 화약고의 둥근 모양은 확연히 주변 건물과 다르다. 전쟁 관물관이 의외로 볼만한 것이 있었다.


라트비아도 높은 첨탑이 있는 건물은 모두 성당이나 교회의 건물이 아니라 관공서도 높은 첨탑을 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 첨탑의 가장 위 부분을 보면 십자가나 닭 모양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모형이 있는지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다. 스웨덴 문을 지나서 리가 성으로 갔다. 리가 성을 가기 전에 먼저 만나는 성당이 고통의 성모 성당이고, 그 옆에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성당이다. 두 성당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리가 성은 아직 사용하는 성으로 근위병과 초병들이 지키고 있어 성 앞 정원을 구경하고 다우가바강을 건너가는 바로 옆에 있는 다리로 올라갔다. 이다리에서는 다우가바강이 잘 보이고 리가성도 강 쪽에서는 잘 보이는 곳이다.


다우가바강변을 걷다가 다시 높게 보이는 첨탑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이곳이 리가 성당이다.

구 도심의 중심에 있으면서 그 규모가 가장 큰 것 같은데, 여기 첨탑에는 십자가가 아니라 닭의 모형을 한 조형물이다.

리가 성당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삼 형제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흰색, 노란색, 녹색의 건물로 낡아 보이지만, 건축연대가 15, 16, 18세기이고 그 양식도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이 리가의 대표적인 볼거리 관광지가 되었다.


삼 형제 건물을 구경하고 도심에서 한참을 가면 성 베드로 성당이 높은 첨탑을 자랑하는 듯이 건물 사이에 높이 서 있다.

이 성당 꼭대기도 십자가가 아니라 조형물은 베드로의 수탉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뒤편에 있는 성 요한 성당도 이름있는 곳이어서 단체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성 베드로 성당과 뒤편의 성 요한 성당 사이에 특이한 브레멘 음악대 동물 동상 조형물이 서 있다. 맨 아래는 당나귀가 있고, 그 위에는 개, 또 그 위에는 고양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닭의 모형의 조형물이 사람들이 기념촬영 장소였다.

여기서 당나귀 코를 잡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말이 있어서 너무 만져서 그 코가 반질반질하다.

성 베드로 성당은 첨탑에서 리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시내가 한눈에 조망되고 다우가바강의 흐름과 건너편 건물도 보이는 곳이다.

강건의 리트비아 도서관도 보인다. 지금까지 온 길이 한눈에 보이고 이곳에서 리가는 높은 산이나 언덕도 없는 넓은 평지의 도시인 것을 알 수 있다.


성 베드로 성당의 첨탑에서 내려와서 블랙헤드의 집으로 갔다.

이 집은 800년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건축물로 르네상스식 전면과 고딕 형태와 로코코 양식이 가미된 리가의 보물급 건축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잘 지어진 건물 정면에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곳에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내부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고 줄은 설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위층으로 올라가 내부의 그림과 화려한 공간을 구경하면서 호화로운 집이라고 생각했다.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보니까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자연스럽게 들어갔고, 지키는 사람도 전혀 내가 들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무료로 구경한 것이 되었지만, 입장료를 나오면서 주었다.


발트 3국은 소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620Km 인간 띠 잇기에 200만 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이런 “발트의 길”에 리가는 중간 도시이므로 “발트의 길” 발자국이 있을 것이다.

여러 곳을 다녀 보니까 그래도 그 발자국이 있는 만한 곳은 자유 공원의 자유 기념비 주변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처음에 갔을 때부터 발자국이 있는지 유심히 기념비 주변을 찾았지만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보니까 자유 공원 주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보러 갔는데 역시 기념비 주변에는 없었다.

기념비에서 도심 쪽으로 다리를 건너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작은 광장 중앙에 발자국은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도 자유 광장이라고 하는 것 같다.


리가는 아담하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고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이틀만 묵고 갈려고 했는데, 다음 도시로 가는 버스 표를 구하지 못해서 하루 더 묵어간다. 토요일은 교통편이나 숙박이 모두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곤란한 경우가 도시에 따라 생기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리트아니아 빌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