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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Aug 19. 2023

북유럽에서 첫 번째 만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여객선을 타고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 핀란드 헬싱키이다. 여객선이 너무 커서 수천 명을 실어 나른다. 여객선을 타고 가는 것이 많지 않아서 배 안을 구경하려다가 너무 커서 길을 잃을 것 같아서 그냥 사람 많은 객실에서 바다를 구경하다가 내렸다. 헬싱키 항을 내리니까 건물들의 규모나 크기가 대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났다.

항구에서 숙소까지 구글 지도로 가니까 방향은 쉽게 찾는데, 걷기에는 너무 멀었다. 걸으면서 어느 정도 가니까 지쳤지만, 시작했으니까 끝까지 가는 것 같다. 너무 걸어서 숙소에서 쉬면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여기 물가는 만만치 않다. 일단 맥주 가격이 탈린보다 곱절인 것 같다.


그래도 좋은 것이 있었다. 아시아 마트에 신라면이 있는데, 하나에 25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평소에 라면은 거의 먹지 않지만, 이곳에서 먹는 라면의 맛은 다르다. 배낭에 몇 개 사서 가지고 다니면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먹을 생각이다.


이곳에도 숙소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쓰는 호스텔을 이용하는데 오랫동안 이런 곳에서 지내다 보니까,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침대에 누우면 한없이 편한 마음이다. 지난 탈린 숙소에서는 바로 옆에 자는 친구가 코를 너무 골라서 잠을 설쳤다. 그 친구는 예약한 날짜를 채우지 못하고, 주변에 사람들이 항의를 하니까 하루 일찍 체크 아웃을 했었다. 이번에도 또 옆에 코를 고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열심히 걸어 다녀서 내가 먼저 피곤해서 잠이 드는 것이 방법이다.


코 고는 사람 덕에 아침에 일찍 깨었다. 누워서 코 고는 소음을 들으면서 지내기는 싫고 일찍 준비해서 시내 구경을 나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아침 길을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볼만한 곳을 찾아서 걷는다. 한참을 헬싱키의 도심을 걸어가면서 운동하는 사람이나 일 나가는 사람,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도심에 겨울 정원이라는 이름 좋은 공원이 있어서 올라갔다. 특별한 것은 없는데 가까이에 큰 경기장이 보이는 것 같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헬싱키 올림픽 스타디움이었다.

이곳도 한때는 세계 사람들이 모였을 것이다. 지금은 낡고 조용하다는 느낌이다.

넓은 경기장을 구경하면서 도로를 건너서 오페라하우스가 호수 옆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보수 중이었고 그렇게 화려한 건물은 아니다.

호숫가에는 아침에 새들이 한가로이 떠 있고 멀리는 구도시가 보이는 것 같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암석 교회가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 앱의 방향으로 골목길을 따라갔다. 암석 교회는 암석을 쪼아내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원형 유리를 덮어서 자연채광이 되도록 만들었고, 루터교의 교리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벽 내부에 이끼도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일찍 가서 문을 열지 않아 내부를 볼 수 없었다.

다시 호숫가로 돌아와서 한참을 가면 컨벤션 센터인 핀란디아 홀이 나오고 그 주변에 국립박물관도 있다.

길 건너에 있는 헬싱키 중앙도서관은 특이한 모양의 건축물이다.

국립박물관과 중앙도서관 사이에 현대식 건물이 있는데 이곳도 이름있는 행사장인 것 같은데, 국내에 유명한 휴대폰 업체가 대형 선전판에 선전을 하고 있다. 이 휴대폰을 주변 국가에도 대대적인 선전을 하는 것을 보니까 잘 팔릴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헬싱키 중앙도서관을 돌아서 가면 곧바로 큰 건물이 있고, 이곳이 헬싱키의 중심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큰 건물은 헬싱키 중앙역이다.

중앙역을 중심으로 멋진 건물이 둘러싸여 복잡하고 건너편에는 핀란드 미술 박물관도 있다. 철도 광장이 중앙역 옆에 위치하면서 철도 광장에서 보면 첫눈에 아름다운 건물과 그 앞에 동상이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이 국립극장이라고 한다.


도심은 어디나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중심가에 작은 공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동상이 여러 곳에 서 있다. 모두가 의미가 있는 것 같으며 공원에 나무와 꽃들이 있지만 주변 큰 건물들로 인해 작은 정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곳에 상인들도 많고 찾아오는 관광객도 많은 곳으로 이름있는 공원인 것 같다. 이 공원의 이름은 The Esplanai Park이다.

이 작은 공원을 지나서 헬싱키 항에 도착했다.

항구에는 크 배들이 정박해 있고 주변에 시장도 서고 부둣가에는 오래된 마켓 홀도 자리하고 있다.

그 마켓 홀에 들어가 보니까 역시 물건은 비싸고 역사가 100년이 넘은 홀이니까 남달라 보인다.


부둣가에는 핀란드 대통령 궁도 있지만 화려하지 않고 주변 건물과 비슷하게 어울린다. 항구에는 놀이공원과 함께 바다 위에 수영장이 만들어져 있다. 그 뒤에 있는 교회가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이 갈색 성당은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시절을 말해주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핀란드 정교회 성당이다. 헬싱키 대성당과 같이 핀란드의 렌드 마크이다.

헬싱키 부두에 있는 선선 식품 시장에는 해물로 만든 먹거리와 싱싱한 각종 과일과 함께 기념품을 파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 시장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부두와 멀리 큰 배가 들어오는 것을 구경하면서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신선 시장을 사잇길로 시내 방향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가슴이 확 트이는 광장이 나온다. 이 광장이 헬싱키 대성당 앞에 있는 넓은 광장이다. 루터교 교회의 대성당으로 옥색 돔에 하얀색 기둥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성당이다.

이 헬싱키 대성당을 보면은 헬싱키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다. 광장이 너무 넓어서 속이 시원하고 계단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작게 보일 정도로 넓다.

숙소 근처에도 어디서나 높이 보이는 칼리오 교회 첨탑이 서 있다. 이 교회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더 높아 보이는 것이다. 이 교회는 이렇게 높이 보이고 눈에 들어오게 만들려고 의도한 것 같은 느낌이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어느 도시나 랜드마크는 성당이었다. 성당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성당의 내부를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이 잘 안되는 조각상과 그림들 때문이다. 물론 십자가 예수와 성모의 상은 알지만, 나머지는 누가 누군지 모르니까 모두 같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봤던 것을 또 보기 싫어서 들어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당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종탑이 높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올라가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서 들어가 올라간다.

그래서 성당은 그렇게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것은 큰 것과 높은 것은 생각난다. 그러니 성당들을 크게 높게 짓는 것일 수 있다.


이렇게 아침 일찍이 나와서 한 바퀴를 돌아도 오전이 조금 지났다. 갔던 길을 돌아오면서 다시 겨울 정원을 지나면서 장미를 심어 놓은 작은 정원으로 꽃 구경을 하러 들어갔다. 그곳에는 지나면서 보니까 특이한 동상이 있어서 보러 간 것이다. 동상의 남자가 칼날을 잡고 서 있는 것이다.

사연은 모르지만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오후에는 시벨리우스 공원을 찾았다.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출신 작곡가로 ”핀란디아“로 핀란드인의 사랑을 받는 음악가였다. 그를 기리기 위해서 바닷가 공원에 기념 조각을 세워 놓았다.

주변에 공원의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다음날에는 수오멘린나 요새를 구경하려고 나섰다. 핀란드는 전차가 잘 운행되는 도시인 것 같다. 전차가 노선이 다양하고 편리한 것 같다. 여기는 승차권을 구입해서 버스나 전차, 지하철, 선박까지 구입한 시간 동안에 무제한 탈수 있는 시스템이다.

수오멘린나 요새를 가기 위해서 구글 지도로 검색을 하면 경로와 시간은 물론 타는 것의 종류까지도 자세히 안내해 준다. 하나도 어렵지 않고 불편하지 않게 수오메린나 요새가 있는 섬으로 갔다.

수오멘린나는 헬싱키를 지키는 요새이다. 헬싱키로 들어오는 배들을 이 수오멘린나에서 방어를 하는 것이다. 헬싱키로 들어가는 바닷가 쪽으로 대포가 설치되어 있다. 지금은 녹이 스러 있지만, 그 옛날에는 이곳에 긴장감이 돌았을 것이다.

이 섬은 견고해 보이지는 않지만, 수도 헬싱키를 지키기 위해서 전체를 요새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이제는 한가한 관광객들이 구경거리가 되어있다. 이 요새는 핀란드의 아픔이 있는 곳인 것 같다. 핀란드도 스웨덴에게 700년, 러시아에게 100년을 지배받았다고 하니까 그 아픔의 역사가 이 수오멘린나에 남아 있는 듯하다.


저녁 무렵에 다시 헬싱키 번화가로 갔다.

그곳으로 들어서니까 철도 광장에서 대형 기중기를 이용해 놀이 기구처럼 사람들이 높이 매달려 있다. 공중에서 매달려 계속 그대로 정지 상태로 있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재미는 있지만 움직임은 전혀 없다.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주변을 구경하다가 돌아와 보니 그때 매달린 사람들이 내려오는 중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식당이었다. 제목이 ”하늘에서 저녁“이었다.

식사를 준비해서 의자에 앉으면 안전장치를 하고 기중기로 올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면서 식사를 하고 내려오는 아이디어 식당이다. 특이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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