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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Dec 11. 2023

노인의 미소 띤 얼굴은 아름답다

저녁에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웃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웃으면서 늙어가는 나를 사람들이 기억한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늘 미소 띤 나의 늙은 얼굴이 첫인상으로 떠오른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실제로도 미소 띤 얼굴로 마지막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어떤 것보다 좋은 생각인 것 같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나의 삶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으며 미소 띤 얼굴로 인생을 마감하고 정리한다면 얼마나 멋진 것일까? 생각만 해도 좋은 생각이 이 저녁에 떠 오른 것이다. 


웃거나 미소 띤 얼굴이 아름답다.

늘 굳은 표정의 얼굴은 차갑고 마음이 무거워 보인다. 그런 심각한 인상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 곳은 분위기가 무겁고 기분도 우울한 느낌이다. 웃는 얼굴은 정겹고 마음도 가볕게 하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웃으면 좋다는 말은 너무나 많고, 웃으면 몹쓸 병도 치유되고 건강하다고 한다. 


여행 중에 서양 여자분들이 지나가거나 일이 있어서 만나서 눈이 마주치면 먼저 눈으로 웃어주는 사람이 많았다. 아주 좋은 인상을 주었고 여행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처음에는 낯설어 저 여성이 내가 마음에 드나 하는 엄청난 오해도 해본 적이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 여행 가면 두려운 마음도 있고 불안하지만,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는 사람이 있는 곳은 마음의 안도와 여유를 느낀 적이 많다. 비록 그 사람이 좋은 감정으로 웃지 않았다 해도 일단 웃음을 보면 마음이 편안함을 느낀다. 웃으면서 자기에게 유리한 무엇을 얻으려는 속셈인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웃으면서 맞이해 주는 것이 퉁명스럽게 원칙대로 하는 것보다 더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었다. 웃으면서 친절한 사람들은 대체로 나쁜 저의를 가지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그렇게 웃고 친절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정치인 중에 평상시 얼굴을 해도 성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화를 내는 모습을 할 때는 보기 싫을 정도의 얼굴이 된다. 그런 얼굴은 친근감이 없을 뿐 아니라 인기를 영향을 받는 직업으로서는 불리한 얼굴이다. 반대로 성질을 내어도 화난 것 같지 않은 얼굴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얼굴 표정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으로 작용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이다.

유능한 정치인은 상대의 화나는 행동에도 화로 반응하지 않고, 찰나의 시간에도 표정에는 아무렇지 않거나 심지어 미소를 띠면서 차분히 이야기할 정도로 마음훈련을 한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적이지는 않지만, 무서운 사람에 가깝다. 그래도 웃는 표정을 해서 손해 보는 일이 없는 것이다.


웃는 얼굴의 대표적인 사람들은 연기를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연기하기 위해서 수많은 표정 연습과 연기를 훈련할 것이다. 그중에서 표정 연기의 비중이 높을 것이고, 이런 사람들도 평소에도 늘 웃는 표정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필요할 때에 즉시 웃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많은 연습이 있었을 것이다.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엄청 한다는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런 연기하는 사람들은 웃더라도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연출되어야지, 억지로 웃는 모습이 보이면 연기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얼굴에 자리 잡기에는 오랜 시간 연습이 있었을 것이다. 


젊어서 그런 웃는 모습이 삶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오래 연습은 하지 않았지만, 시도는 했었다. 그때 느낀 것은 웃는 얼굴을 만든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웃는 표정은 할 수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웃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도 계속 연습했으면 어느 정도 웃는 모습이 자리 잡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오래 연습은 하지 않았다. 지금 기억으로도 확실히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어떤 때는 연습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생각 없이 웃을 때가 있었다. 그런 때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아마 웃는 연습은 그런 모습이 나올 때까지 해야 한다는 것만 느끼고 만 것 같다. 웃는 모습이나 미소 띤 얼굴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삶의 경쟁력이고 잘 살아가는 방법인 것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사람은 인상이 굳어지고 잘 웃지 않는 모습이 되어 간다. 그렇게 웃을 일도 많지 않지만 웃고 다니기에는 너무 삶이 고달픈 것도 있을 것이다. 웃지는 않더라도 평온한 인상만 유지해도 늙은이의 표정은 밝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아름다운 얼굴이 많지만, 노인의 웃는 얼굴도 그중에 하나이다. 

인생에서 황혼에 미소 띤 노인의 모습은 아름다운 노인의 모습이다. 그런 미소 띤 모습은 인자하게 보이면서 여유롭게 보인다. 인생을 풍파를 모두 겪고서 이제는 달관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삶에는 그렇지 못할지라도 그런 모습은 이웃에게 편안함을 주고, 자식들에게는 걱정을 덜어 주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모습은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으면 나올 수 있는 표정이지만, 그렇지 못해도 노년의 얼굴은 그런 웃는 얼굴이 좋고, 되고 싶은 것이다. 


서산에 지는 놀을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는 노인의 모습이나 옅은 미소로 초연한 노인의 얼굴은 젊은이 못지않게 아름다운 모습이다. 

노인의 잔잔한 미소 띤 모습은 아름답다. 

그렇게 되도록 늘 연습을 해 자연스럽게 그런 모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실제로 내려놓고 감사하면서 살고 싶다. 늘 감사하면서 만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면, 그런 미소 띤 얼굴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온 것도 감사하고 잘 살고 간다는 마지막 뜻을 전하는 것도 노인의 미소 띤 얼굴일 것이다. 


예전에 어느 노 정치인은 늙어서 서산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놀처럼 화려하게 사라지고 싶다는 희망을 말하기도 했지만, 죽어가는 마당에 그렇게 화려한 저녁놀에 무슨 큰 의미를 두는 것은 노 정치인이 사라져 가면서 자신이 잊히는 것이 아쉽다는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으려고 하는 것보다 그저 편안한 웃음과 미소 띤 얼굴로 노년을 보내는 늙은이가 더 멋있을 것 같다. 

늙어가는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측은해 보이거나 슬픈 마음이 들게 할 수 있지만, 미소 띤 노인의 얼굴은 푸근함과 편안함을 주어 주변을 밝게 할 수도 있다. 많은 것을 할 수 없는 노년의 삶에서 미소 띤 노인으로 사는 것도 것이 평범하지만, 멋진 일일 것이다. 그래도 그 미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힘들게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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