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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17. 2024

서해랑 길 9일차

쉬미항으로 가는 진도 군내버스가 쉬미항까지 들어가지 않고, 쉬미 삼거리에서 내려준다. 항구까지는 걸어가라는 것이다. 노선에는 쉬미항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가는 것이 관례처럼 된 것 같다. 

아침이라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내려서 항구로 걸어가면서 어제저녁과 달리 밀물 때가 되어서 물이 들어와 갯벌 위에 있던 배들이 모두 바다에 떠 있다. 


쉬미항에서는 인근 섬으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쉬미항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걷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걷기가 힘들 정도이다.


시작하는 곳에서 진도 낙원 해안로가 시작하는 지점이다. 어제와 달리 이곳은 푸른빛 낙원 길이다. 도로의 경계석에는 푸른색을 칠해서 어제와 다른 분위기이다. 

푸른빛 낙원 길도 푸른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길로 멀리 항구를 떠난 여객선이 섬 사이로 가는 것이 보이고, 

중간에 꽃밭이 있는 정자가 있고 

또 한참을 가니까 “바람이 머무는 곳”이라는 전망 좋은 곳도 나온다. 


푸른빛 낙원 길이 끝나고 청룡 어촌 체험 마을을 지나서 보통 길처럼 농로를 따라서 걷는다. 오래 걷고 난 다음에 백조 호수 공원이 나온다. 멀리서 보아도 엄청 넓은 꽃밭이 보인다. 

여러 가지 꽃을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 놓은 꽃밭이다. 너무 잘 가꾸어져 있다. 주위에는 보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에 혼자서 구경하기가 아까운 마음이다. 

백조 호수 공원이라는 이름처럼 정자를 지나서 공원 가운데 백조상을 잘 만들어 놓았다. 


이제 시작하는 나리 방조제와 군내호에 철새 도래지인 것 같다. 나리 방조제는 길었다. 한참을 가도 마지막이 나오지 않는다. 

중간에 군내호를 바라보고 철새 관찰대를 만들어 놓았다. 군내호에 아직 철새는 오지 않았다. 

다시 이어진 나리 방조제의 마지막 부근의 방조제 뚝에 노란 금계국들이 무성하게 피어 있다. 의도적으로 심어 놓은 것 같지만, 아마도 자생적으로 번성한 것일 것이다. 금계국은 생태교란종으로 외래종이다. 한번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기 시작하면 부근의 다른 식물은 잘 자라지 못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한 종이다


나리 방조제를 지나고 들판을 걷다가 산으로 들어서기 시작해서 건배산 언저리를 돌아서 도로 내려갔다. 

여기서부터는 진도대교가 잘 보이는 도로를 뜨거운 햇볕을 받아 가면서 지루하게 도로 길을 걸어간다. 날씨가 바람은 많이 불지만, 너무 덮다. 극기훈련도 아니고 어떤 목적을 갖고 가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좋아서 걸어가는 길이다. 


녹진 여객 터미널 부근에 오니까 여기도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바다를 가리키고 있다. 아마도 울돌목일 것이다. 

진도대교 위에는 해상 케이블카가 다닌다.


진도대교가 시작하는 곳으로 가는데, 봄 날씨이지만 너무 덮다. 여기도 집집마다 개들이 요란하게 짖는다. 진도에는 개들은 거의 진돗개였고, 간혹 잘생긴 개를 보면 지나가다가도 돌아 보게 만든다. 진도대교를 넘으면서도 바람이 불어서 모자를 손으로 잡고 건넜다. 진도대교에 바라본 바다 빛은 오늘은 초록빛이다.


진도는 투박한 느낌을 받았고, 진도읍에서 외국인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이 보였다. 지금은 거의 대파를 심거나 심어 놓은 곳이 많았다. 특히 버스 타고 지나다가 보니까, 가수 송가인의 기념공원이 있는 것이 생각난다. 진도대교를 넘어서 다시 해남 땅으로 돌아왔다. 


해남의 우수영 관광지에 강강술래 기념비와 전수관이 있었다. 

강강술래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마을 부녀자들을 모아서 남자 차림을 시켜서 옥매산 부근을 빙빙 돌도록 하여 군사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설과 여러 가지 기원이 전해지고 있다.

보통은 전라남도 서남해안 지방에서 추석 민속놀이 중에 하나다. 꽃다운 처녀들과 부녀자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뛰노는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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