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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May 15. 2024

새해랑 길 8일차

가치리의 보건소 앞으로 마을 가운데로 지나간다. 아침에도 다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지나가니까 집집마다 개들이 소리를 지른다. 가치리에 나와서 농로를 가다가 바다를 만난다. 


다시 농로를 지나서 산길을 넘으니까 금노리가 나온다. 금노리에서 바다로 가니까 나오는 항구는 금노항이다. 

금노항을 지나서 가면 “진도 낙원 해안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도로의 경계석에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고 바다를 보고 걷는 길이다.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 중앙에 큰 바위 하나가 있는 섬이 주지도이고, 그 옆에 바위가 두 개있는 섬이 양덕도이다. 


큰 바위를 가진 섬이 눈길을 끌면서 푸른 바다 위에 멋진 풍광을 만들고 있다. 

낙원 해안로는 푸른 바다와 멋진 섬들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그림 같은 바다를 보면서 걷는 초록빛 낙원길이다. 


섬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부근에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곳이 세방 마을 해변이다. 또 도로의 중간쯤에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한다"라는 문구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낙원 해안로가 끝나고 다시 농로가 나오면서 보전리를 지난다. 보전리에는 도로 위로 걸쳐 있는 200년 수령의 보호수 해송을 볼 수 있다.


계속 농로를 따라서 가다가 보전 방조제로 막아 놓은 큰 저수지를 옆을 지나다가 그늘이 넓은 큰 나무 밑 도로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했다.

저수지에 고기 많은지, 낚시하는 사람과 차들이 많이 주차해 있었다. 


걸으면서 쉬는 시간이 절대 필요하고, 쉴 때 발을 주물러 주니까 피로가 조금 풀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이 어떤 날인지 생각이 났다. 부처님 오신 날이고 공휴일이라 낚시하러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마침 물을 준비해 오지 않아서 목이 말라 낚시하는 사람에게서 얻어먹을 생각을 했다. 일어나 주차해 있는 차에 가서 목마른 사람인데,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물 보시 좀 하시라고 하니까 흔쾌히 물을 나누어 준다. 우리의 인심은 아직 메마르지 않은 것 같다. 


다시 일어나 걸으면서 바다가 보이고 큰 섬인 거도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는다. 


오늘 서해랑 길 11코스는 이름처럼 서쪽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는 길이다. 아직도 멀리는 한 개의 바위와 두 개의 바위를이고 있는 섬이 보이고 걸으면, 새로운 섬들이 나타난다. 

바다와 같이 가는 길은 맑은 날씨와 함께 오늘도 하늘과 바다의 푸른빛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이다. 진도의 조용한 바닷길을 걸으면서 기분도 상쾌하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바닷길은 안치리를 지나서 안치리 뚝방 길을 건넌다. 

다시 긴 대흥포 방조제를 건너면 쉬미 삼거리를 나온다. 쉬미 삼거리에서 모내기가 한창인 곳으로 내려가 이양기가 모내기하는 것을 구경하다가 

쉬미항으로 가서 오늘 걷기를 마쳤다. 


오늘은 특별한 곳도 없었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기 좋은 길을 걸었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대신 바람이 불어주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게 걸을 것이다.

얼마 전에 죽은 친구를 오늘도 생각하면서 걸었는데, 이제는 언제 친구처럼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늘 감사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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