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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Jun 04. 2024

서해랑 길 28일차

곰소항에는 아직 물이 완전히 들어오지 않았다. 갯벌 위에 배와 갈매기가 함께 있다.

곰소는 예전에 곰과 연못이 있어서 웅연도라 했다고 한다. 조용한 곰소 중심가를 가면서 이곳 거리의 간판은 젓갈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이 보인다.

곰소를 지나서 갯벌 길을 걷는다. 

갯벌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농로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 도로로 올라간다. 농로를 지날 때 드론으로 농약을 치는 젊은 농부가 있어 옆에서 농약 치는 드론을 구경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버스로 외국 인부를 싣고 와서 마늘밭에서 마늘 수확하는 작업을 한다. 작업하는 사람과 지시하는 사람이 구분되어 있다.

다시 갯벌이 있는 바닷가로 내려가니까 큰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의 이름이 왕포이다. 아마도 항구가 있을 것 같은데, 얼마 가지 않아 갯벌에 정박한 배들이 보인다. 

다시 바닷가로 가면서 멀리 보이는 큰 마을이 또 나타난다. 가장 높은 곳에 노란색 집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이 마을의 이름은 작당이다. 

작당 마을을 지나서 갯벌 길로 가는 방향이 바닷가의 숲이다. 

이 숲으로 가기 전에 높은 산을 배경으로 하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지붕이 버섯 모양을 한 이색적인 집이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의 숲으로 올라가서 숲속 길을 걷는다. 숲길은 산죽 숲도 지나면서 오솔길 같은 산길을 오랫동안 걸었다. 길이 오르락내리락해서 걷기 불편하다. 

숲길이 끝나고 잠시 바다가 나오고 이곳에는 별장 같은 집들이 많이 있는 풍광이 좋은 곳이다. 

다시 해안을 따라서 난 숲길을 걷는다. 이번에 걷는 길에는 가리비를 걸어 놓았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걸을 때, 가리비를 배낭에 달고 걸으면 산티아고 길을 걷는 순례자라는 표식이다.

계속되는 바닷가 숲길은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는 것은 좋으나, 길이 짜증 날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또 잘 다듬어지지 않은 길에 짜증이 난다. 짜증을 내면서 걸으니까 즐겁지도 않고 길이 길게 느껴진다. 이 코스의 종점인 모항은 걸으면서 보이는데, 해안을 따라가는 길이 너무 지루하고 멀게 느껴진다. 

드디어 해안 숲길이 끝나고 도로가 나왔다. 모항에 가기 전에 갯벌 체험장이 도로 옆에 크게 만들어져 있다

모항에 들어가 나무숲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점식 식사를 했다. 오늘의 빵은 보름달 빵이다. 바닷가 앞에 모항이라는 돌 표지가 홀로 서 있는 것이 작지만 멋있게 보인다. 

다시 시작하는 46코스는 처음부터 도로의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갔다. 다시 도로에서 내려와 바닷가로 가는 길은 꽃들이 만발하다. 

꽃 중에 금계국도 빠지지 않고 피어 있다. 이 주변에도 온통 노란 꽃인 금계국이 많이 번식하고 있다. 

푸른 바다에 아름다운 섬이 떠있다. 이 솔섬이 주변 해안과 어울려서 아름다움 바다 풍광을 만들고 있다. 

이곳이 주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인 것 같다.

이 해안에 바다로 기울어 있는 해송도 멋진 자태이다. 

두포 마을 해변의 해송군락을 지나서 두포항이 나온다. 궁항으로 가는 길에서 돌아본 두포 해변도 아름답다.


궁항으로 가기 위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내려가면서 바다 가운데 길게 뻗어 있는 궁항이 보인다. 

궁항을 지나서 바다를 따라가면 멀리서부터 격포항이 보인다. 격포항은 지금까지 본 항구와는 규모가 다르다. 

큰 배가 정박해 있고 외국인 선원들이 많이 타고 있는 배도 있고, 물건을 싣고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큰 항구이다.

이곳의 항구해안을 따라가면 항구를 지나서 이 46코스의 종점 표지판이 서 있다.

오늘도 햇볕이 드러난 한낮에는 걷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걷다가 몸이 지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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