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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Jun 05. 2024

서해랑 길 29일차

격포항의 이른 아침에도 항구에 출항하는 배들이 보인다. 46코스 종점 표지판에서 닭이봉으로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는데, 계단으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돌아서 올라가도 정상에 올라가면 땀이 날 것 같다. 돌아서 계속 오르막 도로를 올라간다. 다 올라와서는 닭이봉으로 가지 않고 왼쪽으로 내려간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다. 

바다가 점점 넓어 보이면서 멋진 풍광이 기다린다. 채석강을 만난 것이다. 젊어서 온 적이 있었지만 한눈에 채석강을 알아보았다. 

채석강을 구경하면서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가니까 격포 해수욕장이 나온다. 이곳의 모양은 많이 변했지만 지형은 온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해수욕장 끝부근에 인어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는데, 그다음에 만들어진 것 같다. 

아름다운 격포의 해안을 구경하면서 해안을 따라 걷는다. 얼마가지 않아서 숲속 계단으로 올라간다. 나타난 것은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이다. 

이어서 유채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유채밭을 구경하면서 가니까 마지막에는 내가 좋아하는 키 작은 코스모스가 바다 위에 눈이 반짝하도록 피어 있다. 

키 작은 코스모스를 감상하고 나서 바다로 고개를 돌리니까 적벽강의 노을길과 아름다운 바다가 너무나 멋지다. 적벽강은 후박나무 군락의 연안부터 용두산부근에 이르는 붉은 절벽 암반의 해안선을 말한다고 한다.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서 붙였다고 한다. 

이곳은 해안은 바위 절벽과 암반해안이 아름답다. 


다시 격포 해안에서 도로로 올라와 걷는다. 도로에 아침 해가 떠오르는 때이다. 가는 도로길에 회화나무 고목을 이용해서 고목에 새 가지가 자란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놓은 곳이 있다. 회화나무는 예부터 길상목으로 알려진 나무인데, 이곳의 회화나무는 부안현청 동헌에 있던 것으로 수령이 다하여 그 몸통을 수거 보관했다가 이곳에 탐방객의 안녕을 빌고자 세워 두게 되었다. 


바다 옆 도로길을 따라 걷을 때 멀리 하섬이 바다에 떠 있다. 아직 물이 빠지지 않는 섬이다. 

변사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약 2Km 떨어져 바다 위에 떠 있는 연꽃 같다 하여 하섬이라고 하기도 하고, 새우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하섬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초하루와 보름 무렵 썰물 때가 되면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섬을 보면서 해안 길을 걸었다. 해안을 걸으면서 하섬이 바닷물이 빠지면서 갯벌이 드러나 보인다. 사람들이 갯벌이 들어난 곳에 무엇인가 찾는 것 같다. 오늘이 물이 빠지는 날인지 사람들이 늘어난다. 


하섬을 돌아서 성천항을 지난다. 성천항은 물이 빠져 배들이 갯벌위에 있고, 성천항이라고 표시한 표지석이 멋있다. 오래되어서 표지석 위에 있는 철선은 녹이 슬어서 기울어져 있고, 모래의 성이 하늘까지 쌓이는 곳이라하여 성(成)천(川)로 명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 적혀 있다. 

성천항을 지나서 갯벌이 나오고 끝이 가물거리는 모래 사장이 펼쳐진다. 긴 모래사장을 걸어서 간다. 

긴 모래 사장을 걸으면서 해변에는 해송군락이 끝도 없이 자리하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캠핑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모래 사장 앞 갯벌에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무엇을 찾고 있다. 이곳이 고사포 해수욕장이다.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서 해안 숲으로 올라간다. 어제처럼 해안 숲길이다. 

이 숲길이 그렇게 오래지 않아서 끝나고 펜션이나 리조트의 동네를 지난다. 이 동네를 지나고 다시 해안 숲길이다. 이 길은 철조망이 해안선에 쳐져 있다. 이 길은 바다가 잘 보이지도 않고 울퉁불퉁한 길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다. 어제처럼 짜증이 나는 길이다. 피곤하기도 하고 걷기가 힘든 길이다. 너무 길게 느껴지는 해안 숲길을 가다가 바다가 보이면 사람들이 무엇가 찾고 있는 광경이다. 


이제 변산 해수욕장이 보이면서 해수욕장의 해송숲을 지나서 해수욕장을 구경했다. 

해수욕장이 끝나고 계단으로 올라가면 사랑의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는 진실의 입도 있었다. 사랑의 표현 조각도 그 곁에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사랑의 약속의 손 석상도 나온다. 

이곳에 길고 긴 47코스 종점 표지판이 서 있다.


다시 시작한 48코스는 사랑의 공원에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를 한참동안 가다가 해안으로 내려가서 해안 길을 걸었다. 해안 길을 갯벌과 먼 바다를 보면서 한 시간 이상 걷다가 다시 도로로 나와서 걷는다. 새만금 방조제 석상이 나오면서 새만금 홍보관을 지난다. 

내리막으로 내려가 도로길을 가는데 새만금 홍보관 아래 공터에는 금계국이 심어 놓은 것처럼 노랗게 피었다. 넓은 공터에 노란 꽃 천국이다. 

도로 건너편 새만금의 넓은 땅의 둑은 모두 금계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 같다. 금계국은 꽃을 짜르면 다시 여러 갈래로 자라서 그 갈래 마다 꽃이 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생태교란종이다. 처음에는 노란 꽃이 보기 좋아서 심기도 했는데, 그 무서운 번식력에 질려 이제는 피하는 꽃이다. 한낮의 뜨거운 도로길을 걷고 걸어서 해창 심터를 지난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도 온통 들판은 노란꽃 세상이다. 

서해랑 길을 걸으면서 해남에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보고 온 금계국이다. 해창 심터를 지나서 비득 마을에 들어가기 전에 온통 금계국이 있는 곳도 만났다.

지루한 길도 걷고 걸으니까 48코스 종점 표지판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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