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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Aug 02. 2024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바릴로체

칠레의 국경을 넘어서 아르헨티나에 들어서니, 도로가 비포장으로 다른 나라로 건너온 느낌을 확실히 느낀다. 버스는 덜컹거리면서 속도계를 보니까 시속 30Km를 넘지 못한다. 

아르헨티나는 예전에 칠레보다 2배나 소득이 높았으나 이제는 역전이 된 것이다. 버스는 아르헨티나의 산마르틴에 도착했다.

여기서 바릴로체로 가는 버스가 바뀌고, 티켓도 새로 사야 한다. 산마르틴에서 버스 출발은 오후 6시이니까 어둠이 내리는 시기이다. 산마르틴은 호수가 있는 마을로 그냥 지나치기에 아쉬운 아름다운 마을이다. 예전에 쿠바의 체 게바라가 이곳에 머문 적이 있다고 한다.

버스는 바릴로체에 밤 10시 20분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니까 너무 추워서 정신이 없다. 택시 타는 곳에 남보다 빨리 갔지만, 대기하는 택시가 없다. 불안한 마음으로 우버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큰 덕을 봤다. 무사히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니까 숙소에 난방이 잘되어 편안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에 바릴로체 광장에 나갔다. 광장은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내려다보면서 높은 건물은 없고 목조로 만든 건물들이 나름 멋있어 보인다. 

광장 중앙에는 호수를 내려다보고 동상이 서 있다. 말이 호수를 향해서 가려는 모양새를 하고 있고, 그 위에 어떤 인물이 타고 있는 동상이다. 


광장의 큰 나무 밑으로 내려가면 호숫가에도 호수 물 위에 넓은 광장이 만들어져 있다. 그곳에 바릴로체라고 크게 쓴 글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호수는 돌들이 다 보이는 아주 맑은 물이고 호수 건너편에는 눈 내린 설산이 보인다. 우아피 호수는 잔잔하고 호숫가에는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호수는 끝없이 펼쳐져 있고 아주 먼 설산도 보이는 것이 볼거리가 여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한겨울이라서 광장이나 호숫가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두꺼운 옷에 털 모자를 쓰고 있다.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동상을 살펴보니 말과 동상에 붉은 페인트 자국이 보인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홀리오 로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한때 아르헨티나를 5대 경제 대국으로 올려놓은 공로도 있지만, 원주민을 학살하는 만행도 자행한 사람으로 동상에 페인트 세례를 자주 받고, 항시 철거 논쟁이 있다고 한다. 


광장에서 두 개의 터널이 있는 광장을 지나면 발릴로체의 중심가이다. 

이곳에 많이 보이는 것은 초콜릿 가게이다. 이곳의 초콜릿이 유명하다는 것을 여기와 알았다. 추운 거리에도 젊은이들이 즐거운 표정이고 단체로 여행을 온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그렇게 중심가를 따라가면서

구경하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아서 늘 상하는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주변에 있는 관광버스에 눈이 머문다. 

일단은 이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면 바릴로체에 대해서 대강 알 것 같아 탔는데, 특별하거나 볼거리 구경이 아니라 동네 한 바퀴 버스였다. 눈 내린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멀리 설산이 보이는 공터에 내려주고 기념촬영을 하라고 한다. 안내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지도 물어보지 않고, 그냥 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후진국에서 온 사람으로 이런 차는 자주 못 보는 줄 아는 모양이다.

동네 한 바퀴는 좋은 건물이나 유적지가 아니라 그냥 사는 동네이고 서민들이 사는 집들을 보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관광버스를 타고 갔다. 오토 산으로 가는 관광버스로 4인승 케이블카를 타는 곳까지 가서 오토 산에 오른다. 추운 날에도 관광 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다. 케이블카를 사람이 밀어서 태우니까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었다. 

올라가서 멀리 보이는 호수를 구경하는 전망대이고 여기에 설매도 있고 여러 놀이가 있었지만 멀리 보이는 전망이 좋았다. 

오토 산에서 다시 줄을 많이 서서 기다리는 곳이 있어 그곳에도 섰다.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아서 지쳐서 줄을 포기하고, 앞으로 가서 어떤 곳인지 보았다. 오토 산 정상위에서 의자가 돌면서 사방을 구경하는 카페인데, 사람들이 한 바퀴 돌아야 나오기 때문에 줄이 잘 줄지 않은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우거진 산속 중턱까지 집들이 있었다. 멀리 호수 전망이 좋고 나무숲 사이에 별장처럼 사는 것 같다. 

바릴로체는 스위스 이민자들이 개척한 곳으로 알려졌는데, 스위스식의 오두막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바릴로체는 남미의 스위스라고 알려진 휴양지로 여름은 피서지로 겨울은 스키를 타러 많이 오는 곳으로 별장이 많고, 유럽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릴로체 주변의 전망을 잘 볼 수 있는 곳 캄파라니오 전망대와 풍광이 좋은 곳으로 이름난 라오라오 호텔이 있는 곳에 가려면 시내에서 20번 시내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시내버스를 타려면 sube 카드가 있어야 한다. 보통 sube를 붙인 가게에서 팔지만, 보통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내가 구입한 방법은 바릴로체 동상이 있는 메인 광장에서 둘러보면 sube라고 창문에 여러 장 붙여 놓은 곳이 보인다. 그곳에 가서 페스 포드를 보여주면 그냥 준다. 그러고는 터널 같은 곳을 지나서 중심가 왼쪽 첫 번째 sube라고 붙여진 가게에 가서 충전하면 된다. 알면 쉬운데 모르면 무척 어려운 것을 여행하면서 많이 경험한다.


중심도로에 다니는 20번 버스는 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서 라오라오 호텔이 종점이다. 그 중간에 캄파라니오 전망대가 있다.

버스를 캄파라니오 전망대 밑에 내려 다시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올라갔다. 여기서도 장시간 기다려서 타고 올라갔다. 비용은 가능하면 많이 받으려고 이곳에서는 노력하는 것 같다. 

캄파라니오 전망대에서 바릴로체의 여러 호수와 설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이다. 

입장료가 비싸서 신경질 났고 기다리면서 짜증 났지만 캄파라니오 정상에서 본 전경은 입에서 감탄사 절로 나오고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단번에 잊게 만들었다. 

어디를 찍어도 예술 같은 그림이 나오는 풍광이다. 

멀리 보이는 설산은 날씨가 춥지만, 겨울이라서 볼 수 있었다. 설산과 푸른 나무숲들이 호수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곳이다.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은 풍광을 보면서 어제 동네 한 바퀴에서 받은 촌스러운 인상을 모두 바뀌게 만든다. 가까이 있는 작은 호수에는 얼음이 언 것도 보인다.

이 좋은 풍광이 있는 곳을 자세히 보면 집들이 들어서 있다. 멀리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라오라오 호텔도 보이는 것 같다. 정상에는 특이하게 집 속에든 성모마리아 상이 서 있다. 내려올 때도 긴 줄을 기다려 내려왔다.


내려와서 다시 20번을 타고 라오라오 호텔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곳 호텔에 올라가기 전에 보이는 호숫가의 집은 그림 같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 설산이 보이고 바로 앞에는 호수, 뒤에는 우거진 산림이다.

라오라오 호텔은 올라가는 곳이 골프장이고, 호텔의 전경은 그만이다. 


호텔 안에 들어갈 수 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주변에서 풍광을 감상하다가 다시 밑으로 내려와 유람선이 있는 선착장으로 가서 경관을 구경했다.

선착장 건너편도 골프장인데 그곳을 산책 삼아서 걸었다. 

골프장을 걷다가 특이하게 밑이 굽어진 나무들이 있었다. 왜 이렇게 자랐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도 알 길도 없다.

다시 돌아와서 숙소에 머물렀다. 


원래 엘찰텐으로 가려고 버스터미널에 갔는데, 그 노선은 없어졌다고 하고요. 그래서 엘칼라파테라도 있느냐고 하니까 있다고 하는데, 그런데 일요일 아침에 한번 운행한다고 한다. 아직 일요일은 멀어 별도리 없이 항공기 예약을 했는데, 저가 항공사라서 문제가 많다는 인터넷의 소견들을 듣고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일단 예약을 했으니까 기다리기로 하고 숙소에서 편하게 쉬기로 했다. 

바릴로체에서 다섯 날 머무는 것은 이곳의 숙소에는 저녁에 난방을 잘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날은 바랄로체의 호수 주변을 트레킹 하려고 20번 버스를 타고 라오라오 호텔에 내려서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냥 구글 지도를 보고 호수를 따라서 난 77번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여기서도 걸어보니까 아직 이것은 자신 있는 마음이다.

울창한 숲속에 집들이 있다. 풍광 좋은 호숫가에는 별장이나 집이 있는 것 같다. 

아름드리나무가 있는 길을 따라서 걷다가 보면 멀리 눈 내린 설산이 보이고 나무가 수령이 다해서 고사한 엄청 큰 나무들이 그대로 서 있다. 그곳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상이 있는 야외 카페를 만났다. 따뜻한 차를 한잔하면서 주위의 나무에서 나오는 좋은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트레킹을 하면서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들어가는 곳이 있어 궁금해 나도 따라 들어가 보았다. 맑은 물과 산이 보이는 호숫가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오늘은 날이 흐리지만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과 물속에 비친 산들의 모양이 이쁠 것 같다. 


그렇게 다시 돌아와 걷다가 이번에도 들어가는 곳이 있었다. 망설이다가 궁금하고 또 무슨 대박이 나는 풍경이 있을까 싶어서 들어갔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는 호숫가의 자연스러운 풍광과 고사 된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는 호숫가이다.

이제부터는 걷는 길을 계속 가기로 마음먹고 가다가 만난 곳이 호수의 풍광이 멋진 곳이다. 

이곳에도 고사목이 서 있고 맑은 호수와 설산이 조화로운 곳이다. 이곳도 좋은 풍광이 여럿 보인다. 오랜만에 걷고 싶을 만큼 걷고 다시 버스를 타고 바릴로체 시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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