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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 길 63일차(마지막 코스)

by 안종익

외포리 항에서 단단히 채비하고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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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더 추웠지만, 체감적으로는 어제 아침에 느낀 것보다 덜 춥다.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아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다리가 힘드니까 몸이 추운 것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산에서 내려와 처음 만나는 마을이 용두레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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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레 마을에서 바다와 만나 바다 둑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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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는 가을걷이 끝나고 흰 공룡 알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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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계룡 돈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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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대는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해안지역 감시가 쉬운 곳에 설치한 초소이다. 계룡 돈 되는 높은 곳에 설치되어 주변 경관이 내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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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 돈대를 지날 때 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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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길을 바다와 들판을 보면서 걷다가 보면, 망월 돈대가 나온다. 바다보다는 높지만 그렇게 높지 않은 망월 돈대는 민물이 나오는 곳으로 만리장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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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 돈대를 지나서 나오는 길은 갈대가 멋진 강화 노들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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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아니라, 갈대가 끝없이 길 양쪽에 서 있는 곳이다. 이런 갈대 길을 걸으면 누구나 멋진 길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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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길이 끝나는 부근에 창후항이 보인다. 이곳에서 102코스가 끝나고 마지막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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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후항을 지나면, 곧 만나는 곳이 무태 돈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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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태 돈대를 지나 멀리 보이는 바다와 다리를 배경으로 백마가 끄는 사랑의 역마차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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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부터는 철조망이 단단히 쳐진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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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돌아서 농로 길을 걸었다. 농로가 끝나면 송산 삼거리에서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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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농로 길을 한참 걷다가 작은 들판에 철새들이 모여 있다. 철새를 보면 그냥 지나고 싶어도 자동으로 눈이 간다. 철새들이 가까이 가니까 놀라 날아오른다. 한 바퀴 선회하고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지나는 사람들이 익숙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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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전망대 표지판이 보이는 것으로 종점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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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서해랑 길을 걷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분들도 오늘 마지막 코스를 걷는다고 하면서 부산에서 관광차로 왔다고 한다. 시작한 지 2년 만에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한다.


도로 길이 끝나고 산으로 올라가는 마을로 들어서 등산로 올랐다. 성덕산 등산로를 걷는 길이 높지는 않지만, 오늘 걷기 후반이라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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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산 정상을 지나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별악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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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악봉 가는 길은 쉽지만 긴 산길이었다. 별악봉 끝 정자에서 건너다보이는 곳이 북한 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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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지척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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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악봉에서 내려와 우측으로 보면 강화 평화 전망대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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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에 온 것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서해랑 길 종점 103코스와 DMZ 평화의 길 시작점 간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부산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들 플래카드를 들고 찍으라고 빌려준다. 시작한 날은 다르지만 도착한 날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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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 길은 길고 멀어서 여러 번 나누어 걸었다. 이제 그 끝에 63일 걸어서 서 있다. 더운 여름에 시작해서 추운 겨울에 끝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내가 걸어온 신발을 이곳에 남겨두었다. 이번에는 기대나 바람을 버리고 간다는 마음을 많이 했었다. 여기에 아쉬움도 남겨두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긴 여정이 끝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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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걸어 본 길(해파랑길, 산티아고 길, 히말리아 트레킹, 제주 올레길, 남파랑 길, 외씨버선 길)에 서해랑 길이 더해졌다. 5500Km가 넘는 길을 걸었다.

길은 있어서 걸었고, 있는 그 길을 감사하면서 걸었다. 서해랑 길 끝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올해 하던 일을 마치고 같이 길을 걷자고 했던, 내 친구 형식이가 먼 길을 먼저 혼자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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