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술

by 안종익


예전에 남녀가 사귀는 방법을 말할 때 남자는 집착을 하지 말아야 하고, 여자는 밀당을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무난하게 살아가는 남녀 간의 처세술을 말한 것이다. 남녀가 첫 만남에서 감전된 것처럼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소설이나 연속극에 나오는 이야기이고 실제로 양쪽이 모두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처음 만나면 거의가 완벽한 만족은 없고 한쪽만 마음에 드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양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날이 마지막 만남일 것이다.


인간의 비극은 집착에서 비롯된 경우가 흔하게 있다. 특히 남자가 마음이 떠난 여자에 대해 놓아 버리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 날 수 방법인데, 놓지 않는 집착은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이웃에 사는 부지런하고 선하게 사는 농부는 아들을 졸지에 보내고 가슴에 응어리를 앉고 살고 있다. 농부는 한 집안의 종손이지만 아들이 한 명뿐이었다. 그 아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살림도 풍족하게 일구었다. 그런데 그 아들이 도시에 나가서 생활하다가 어떤 여자와 사귀다가 헤어지게 되었다. 아들은 헤어진 여자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려고 애쓰다가 끝내 거절을 당하자 극단적으로 목을 매었다. 그 개인으로서는 매우 사랑했다는 표현일지라도 마음이 떠난 여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마음이야 아프지만 조금 더 생각하고 그 여자에게 집중하던 마음을 놓아야 했다. 본인은 죽으면 그만이지만 살아있는 가족에게는 얼마나 상처가 되겠는가? 떠난 여자가 아쉽고 간절했지만 집착을 버리고 마음이야 아프지만 내려놓아야 했었다. 그 집착에서 벗어났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했으면 다음에 더 좋은 상대를 만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절반이 여자라는 사실과 더 좋은 상대가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했었다. 보통 사람들은 인연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정리하는데, 집착이 심하면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원리도 생각하지 못한다.


여자는 밀당을 잘해야 한다는 말은 남자를 마음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위에서 평소에 남자와 많이 사귀고 여우 같다는 여자가 시집은 잘 간다는 말을 들어 못 적이 있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밀고 당기기를 잘하는 여자는 실제로 남자 선택에서 손해는 보지 않는다. 남자는 심리적으로 처음 만나서 자기를 좋다고 하는 여자는 남자의 마음에 흡족함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자기를 흡족해하지 않거나 도도해 보이는 태도나 마음을 보이면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이것이 남자의 심리이다.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여자들은 본인이 마음에 드는 남자를 보면 의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척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잘해야 여자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여자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위험 감수를 하더라도 밀어야 한다. 그렇게 밀다가 남자가 영 떠나면 아쉽지만 인연이 아니라고 정리하면 되지만, 밀린 남자는 심리상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 등으로 남자가 대부분은 다가오기 마련이다. 여기서부터 밀당을 잘해야 한다. 남자가 멀어지면 다가가고 남자가 다가오면 멀어지는 척하는 과정을 잘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남자들 사이에서 하는 말 중에 곰 같은 여자와는 못 살아도 여우 같은 여자와는 잘 산다는 이야기도 같은 부류의 말이다.


집착은 사실은 어떤 목표를 향해서 이루고자 할 때는 큰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좋은 것으로 평가하는 집념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이성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살아오면서 아쉽게 지나간 것들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놓아버리는 것도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그런 것들은 망각하고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


세월이 변해서 남자가 밀당을 잘해야 하고, 여자가 집착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여자가 집착을 버리고 남자가 여우 짓을 해야 편하게 산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세상에서 가장 마지막에 생존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나 강인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나 근면 성실한 사람이 아니라, 변하는 환경에 따라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적합한 처세술이 다를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낙엽 지는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