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로만자로를 다녀온 후 피곤이 풀리지 않아 하루를 쉬어도 몸이 무겁다.
사파리 투어를 약속했기에 픽업 온 차를 타고 가서 사파리용 차량에 옮겨 탔다. 조수석까지 7명이 탈 수 있는 차량에 다른 투어 객들은 벌써 타고 있다. 그런데 투어 객이 모두 젊은 아가씨들이다. 백인 아가씨 4명이 기다리는 차량에 맨 뒷자리에 자리 잡았다. 사파리 투어가 4일간하는 일정인데 같이 하게 되어서 어울리지는 않지만 내게는 나쁜 분위기가 아니다.
차량은 출발하고 아가씨들의 재잘거림은 끝이 없다. 모두 국적은 다른 것 같은데, 영어로 잘 통하고 웃고 즐거워한다.
탄자니아의 길은 잘 포장된 길로 끝없는 평원이 펼쳐져 있다.
그 평원으로 소 떼나 염소 떼를 몰고 목동들이 들판으로 나가고 있거나, 들판에서 풀을 먹이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간간이 평원에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있는데, 거의 옥수수밭이다. 이곳에도 옥수수를 많이 하고 있었다.
먼저 사파리 투어 간 곳은 타란기리 공원이다. 이곳에 동물들이 야생으로 타란기리 강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 곳으로 타란기리 강이 동물들이 생명의 젖줄 같은 곳이다. 이 주변에 특히 코끼리 무리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공원에는 특이하게 바오밥 나무가 많이 있는 곳이다.
공원으로 들어서 가이드가 사파리 차 지붕을 개방하고, 동물을 찾아 나섰다.
사파리 차를 타고 첫 번째 만난 동물은 기린이다.
초원에서 기린 무리들이 한가롭게 나무의 잎을 먹고 있다.
이곳의 나무들은 잎이 많고 키가 크지 않아 동물들이 먹기 좋게 자랐다. 기린은 키가 커서 높은 곳의 나뭇잎도 먹기에 적합하다.
여기는 동물을 만나면 길가에 가장 가까이 차를 주차해서 투어 객들이 사진을 찍고 구경하도록 충분히 멈추어 서 있다.
기린들이 풀을 뜯고 있는 곳에 멋진 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멀리 타란기리 강이 보인다.
사파리 차는 공원의 길을 따라 동물을 찾아 나서, 다음에 본 동물은 코끼리 무리이다. 수십 마리 코끼리들이 초원에서 풀을 먹고 있다.
어린 코끼리는 어미를 따라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점점 멈추어 있는 사파리 차에 코끼리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이곳 도로에 고인 물을 마시러 온 것이다. 야생의 코끼리를 바로 눈앞에서 구경하는데, 아가씨들이 소리 지르고 즐거워한다. 그런데 코끼리가 고의인지 코로 물을 사파리 차로 뿌려 버린다.
물은 열린 차 문으로 들어와 아가씨들이 뒤집어쓴다. 흙탕물이어서 옷에 자국이 선명히 남았다. 그때 사파리 흑인 가이드가 즐겁게 박장대소를 한다. 자기는 알아서 피했다는 즐거움인지 좋아했다.
그런데 코끼리가 구경이 끝나고 사파리 차는 다른 동물을 찾아가는데, 웃기는 모습이 보인다. 흑인 가이드 맨 머리처럼 깎은 뒤통수에 흙탕물이 맞아서 이상한 모양이다. 머리에 흙탕물이 말라서 선명하게 남아있는 모양이 정말로 웃긴다. 자기 모양이 그런 줄 모르고 아가씨들 흙탕물 맞은 것을 웃던, 흑인 가이드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다음은 초원 물가에 있는 웅덩이에 물소가 물에 들어가 놀고 있다. 뒤 모습만 보여주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곳을 구경하다가 나무 위에 원숭이들이 놀고 있는 것도 보인다. 원숭이들도 무리를 지어서 다니고 있었다.
다음에 만나 동물은 길가에서 얼룩말 무리를 만났다.
물가에서 물을 먹는 무리와
그늘에 쉬고 있는 얼룩말들은 사파리 차가 옆에 가도 익숙한지 자기들 일에 열중한다.
초원에서 가장 흔히 만나는 동물은 품바이다. 돼지 무리는 초원 어디나 뛰어다닌다. 이곳의 돼지는 귀여운 것 같다.
이제 이 공원에 많이 있는 바오밥나무 중에 가장 오래된 나무를 찾아왔다.
이 바오밥나무는 속이 비어서 들어가 보니 성인이 20명은 들어오고도 공간이 남을 것 같다.
오래된 바오밥나무 주변에 바오밥나무가 곳곳에 있다. 그런데 투어 객의 눈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곳 바오밥나무는 잎이 무성해서 오래된 다른 나무와 모양이 다르지 않으니까 인기가 없는 것 같다. 바오밥나무는 나무를 거꾸로 심어 놓은 것 같이 위의 나뭇가지가 별로 없고, 나무 몸통이 뚱뚱해야 바오밥나무처럼 보인다. 바오밥나무도 특이한 종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이곳의 바오밥나무는 그런 종류의 나무가 아니다.
초원 곳곳에 흙을 탑처럼 쌓아서 집을 짓고 사는 동물이 있다.
그 동물이 집을 드나드는 것을 좀처럼 볼 수 없는데, 한 곳에는 집에 나와서 먼 곳을 바라본다. 이러한 장면을 가이드가 잘 알아서 사파리 차를 멈추고 설명을 해준다.
이 공원에도 사자가 살고 있는데 오늘은 어디에 숨었는지 사파리 가이드는 부지런히 찾아서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이렇게 첫날 사파리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에서 편하게 쉬면서 다음날 사파리 투어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