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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길 3일차

by 안종익

이 길을 추울 때 시작하고 이틀 만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갔던 길이다. 너무 추워서 따뜻한 봄날을 기약하고 온 길이었다.

다시 시작한 평화의 길은 고양종합운동장 부근에서 리본부터 찾는 것을 시작했다. 평화의 길 5코스 시작은 고양종합운동장 부근의 휴게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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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암벽등반대도 만들어져 있고, 여러 시설이 잘 꾸며진 공원으로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많이 보인다.


걷는 길은 시내이지만 간간이 모내기한 논이 보이는 곳으로 예전에 시골의 논밭이었다. 이곳에 큰 길이 나고 대형 운동장과 시설이 들어서 도시가 되었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개울이 흐르는 농토가 있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면서 멀리 아파트와 농토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걷기는 좋은 날씨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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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리본을 보니까 걷는 기분이 난다. 그런데 리본의 내용이 여러 가지이다. 평화의 길도 보이지만, 평화 누리길, 경기 둘레길이 경쟁적으로 펄럭인다. 모두가 같은 길이지만 관리하는 곳이 다른 것이다. 아마도 기존에 있던 길에 평화의 길이 만들어진 것이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걷는 사람의 혼돈이 없도록 정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렇게 간단히 정리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같은 방향이길 바랄 뿐이다. 대다수의 지자체에 이런 경우가 많았다.


지나는 길에서 꽃을 좋아하는 주인이 사는 집 담장을 지났다.

접시꽃이 붉게 피어 있다. 내가 떠나온 고향에는 아직 접시꽃이 피려고 꽃봉오리가 마음껏 부풀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여기가 더 따뜻한 곳인 것 같다. 이 꽃은 남파랑 길에서 이른 아침 해돋이와 같이 본 적이 있는 꽃이었다. 그때 유난히도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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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로를 따라 난 벚꽃 나무가 싱싱한 잎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도 봄에는 벚꽃이 사람들을 불러 모았을 것 같다.

다시 도로를 따라가는 길에서 도로와 배수로 사이 작은 공간에 심어 놓은 싱싱한 고추와 오이들이 자라고 있다. 아마도 주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작은 밭을 일구어서 몇 포기 심지 않았지만, 늘 와서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어 잘 자라는 것이다. 이 작물들의 크기는 주인 정성의 크기인 것 같다.


도심에 멋진 공원이 나온다. 가좌공원이다.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이곳이 순우리말로는 가재울인데, 가재울에 가재가 많았다고 해서 가좌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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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도 끝나고 심학산으로 올라가는 곳에 맥주 가게 앞에 철마와 철재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주인의 솜씨가 보통은 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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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마 조형물을 지나면 곧 동패 지하차도가 나온다. 이 지하차도를 위로 가면 심학산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심학산이 시작되는 곳도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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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산은 처음에 가파른 계단으로 오르고 나머지는 산허리를 걷는 길로 나무가 햇볕을 가려주는 멋진 산길이다. 그 길이도 수 킬로가 되어서 사람들이 많이 운동하려고 오르는 길이다. 이곳 잘 만들어진 산길에는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종중 볼 수 있다. 지루하고 긴 길을 2킬로 정도 가면 심학산 해넘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멀리 북녘땅을 바라보고, 바로 밑에는 파주출판 단지이다. 한강을 넘어 보는 김포반도의 해넘이가 멋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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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참을 가면 배밭 정자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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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내려가면 파주의 출판 단지에 들어가는 입구이다. 파주의 출판 단지를 지나면서 낯익은 글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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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는 지루한 도로길 옆을 지난다. 차 소음과 단조로운 길을 오랫동안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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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루한 길을 걷다가 보면 이정표에 성동 사거리가 많이 보인다. 성동 사거리가 평화의 길 5코스 종점인 것이다. 표지가 서 있으면 몇 킬로 남았다고 쓰여 있다. 한참을 가다가 보니까 성동 사거리 6.7킬로가 보인다. 그 표지판을 무심코 보면서도 걷지만 앞으로 얼마나 걸어야 한다는 계산을 머릿속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참을 걸어서 이제 6킬로 정도 남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나오는 이정표는 7.9 킬로이다. 이렇게 무책임하게 만들어 놓으면 걷는 사람 실망시킨다. 걷는 사람은 괜히 더 걸어야 하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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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오두산 전망대가 보이는 곳에서 큰 다리를 건넌다. 송촌교를 건너서 길에서 보이는 강 건넛마을이 북한이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깝고 우리와 비슷하게 사는 것 같다. 그러다가 지하도를 지나서 얼마 가지 않아 길은 검단사로 올라가는 곳에서 산으로 올라갔다. 오랫동안 산길을 걸어가면서 건너편 오두산 전망대도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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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부근에 장준하 기념공원이 넓은 잔디와 자리하고 있다. 자연석에 장준하 선생의 일대기를 적어 놓은 것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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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내려가면 파주 통일동산에 도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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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사이를 지나 한참을 가면 성동 사거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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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장단콩으로 유명한 곳으로 음식도 콩으로 만든 것이 많이 보인다. 상동사거리에 먹거리가 유명한 곳으로 음식점에 자가용들이 많이 보인다.

그중 콩 요리집으로 가장 크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청국장을 시키니까 색깔이 약간 검은빛이 돈다. 장단콩으로 만든 것 같다. 그 청국장이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평화의 길 5코스가 끝나고 다시 6코스를 시작해서 출발했다. 숙소를 찾아서 한참을 가다가 여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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