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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길 4일차

by 안종익

헤이리 예술마을 부근의 숙소에서 걷기를 시작하였고, 하늘을 보니 오늘은 더울 것이 예상된다. 시작부터 자유로의 옆의 길이라 차량 소음이 심하다. 자유로 옆의 철책 너머로 한강이 흐르고 건너서 보이는 곳이 북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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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긴 직선 길을 혼자서 걸으면 도로와 떨어지거나 방벽이 잘 만들어진 곳은 소음이 덜하다가 바로 도로와 접하면 다시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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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길을 걷다가 오금리에서 도로와 떨어진다. 주변에 별로 특이한 것도 없고, 이 마을에서도 붉은 접시꽃이 피어 있다. 주변에 흰 접시꽃과 분홍색 접시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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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붉은색 접시꽃이 가장 예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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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리를 다시 올라가니까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그러다가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서 다시 반대편으로 가는 지점이 낙하리 아랫말이다. 이곳이 평화의 길 6코스의 종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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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근에 손에 기념품을 가득 들고, 차를 기다리는 군인이 있다. 이 부근에 군부대가 많고, 일견 보아서는 제대를 하고 집으로 가는 모습이다. 나도 머릿속에는 군에서 제대하고 집으로 가던 때가 어제처럼 느껴졌다


다시 시작한 코스도 여전히 도로 옆을 걷는 길이다. 건너는 한강이고 도로는 자유로이다. 그 길에서 멀리 높은 아파트들이 보인다. 문산읍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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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산읍을 향해서 걷다가 문산으로 들어가는 높은 임월교 다리를 건넌다. 다리의 강물에도 철책이 만들어져 있다.

문산에서 들어와서는 야산으로 올라간다. 오늘은 햇볕이 많아서 도로 옆길은 걷기 더운 날이다. 문산에서 시작한 야산 길은 오르막도 있지만, 숲길이라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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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농로도 가고, 도로 길도 가면서 반구정 이정표를 보면서 걷는다. 걷는 사람은 없고 간간이 라이너들이 지나갔다.


반구정 황희 정승 유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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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정승 사당과 동상이 있는 넓은 유적지에 강 위에 절벽에 서 있는 반구정에 올랐다. 황희 정승이 18년 영의정에서 물러나 이곳에서 갈매기를 구경하면서 말년을 보냈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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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으로 보이는 넓은 강물에 고깃배 한 척이 파라솔을 두 개씩 쓰고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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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식당을 보이지 않아 지나는 사람에게 물으니, 임진각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반구정에서 반 시간을 걸어서 임진강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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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다시 임진각 기념탑 쪽으로 들어가서 식당을 만났다. 이곳은 많은 사람이 찾는 유적지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들어온다. 임진강역 부근이 평화의 길 7코스의 종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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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햇볕이 강한 길을 나섰다. 어디 쉴 만한 곳도 없다. 이번에는 모내기가 끝나고 한창 모가 자라는 들판 땡볕을 걸었다. 어디 그늘이라도 있으면 쉬어 가려고 하지만, 그런 곳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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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체념하고 극기 훈련한다는 마음을 걷다가 보니, 멀리 들녘 가운데 정자가 서 있다. 이제 그곳을 목표로 부지런히 걸으면서, 쉴 수 있는 긴 의자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들판 가운데 정자에 도착했다. 이곳은 라이너를 위해서 만든 쉼터이다. 긴 의자도 여러 개 있고 너무 쉬기에 좋았다. 지나는 라이너나 사람도 없는 들판 정자에서 배낭을 베고 누웠다. 한낮에 들판에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어릴 때 하기 싫은 땡볕에 밭일하다가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원하다.

이곳에서 바쁠 것 없는 나그네가 되어서 오랫동안 쉬었다. 시원한 바람은 계속 불어오고 피로도 어느 정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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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 여장을 풀 율곡 습지 공원 이정표를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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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더운 날씨지만 쉬어서 몸은 한결 걷기에 좋다. 땀나는 길을 걷다가 도로지만, 오르막길을 걷는다. 다시 산길을 걷다가 임진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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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좋은 친구 전화가 온다. 덥고 땀이 나 힘들다고 하니까 “누가 가라 했나, 본인이 가고 싶어 갔다” 힘들다는 소리는 아니라는 핀잔을 들었다.

임진리에도 접시꽃이 피었다. 이곳의 접시꽃도 붉은 꽃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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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리를 지나서 내려가면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속이 확 트이는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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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임진강을 내려다보면서 심호흡을 해본다. 이렇게 좋은 풍광을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보이는 강가에 임진강 나루터가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율곡 이이가 즐겨 찾았다는 화석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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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을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고, 주변에 몇 백 년 지난 향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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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에는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 가면서 임진강을 건널 때 날이 너무 어두워 이 화석정을 태워서 불을 밝혔다고 한다.

이 화석정도 여러 번 소실되어서 중건한 정자이다. 화석정을 내려와 이 율곡리 부근에서 여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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