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정의 아침은 맑았다. 푸른 하늘과 주변 농작물들이 싱싱하게 자라는 정형적인 시골이다. 임진강 너머 철책도 조용하다.
오늘은 평화의 길 9코스를 시작했는데 장남교(두리리)라고 쓴 자전거 길,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이 길이 자전거길 코스로 마지막이 장남교인 것 같다.
율곡 2리 마을 앞에는 작은 율곡 공원이 있고, 그곳에 흰 꽃이 만발해 있다.
그 마을을 지나면 율곡 1리가 나온다. 이곳의 지명은 율곡이라는 이름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율곡 1리를 지나서 도로 밑 터널을 나가면 율곡 습지 공원이 나온다. 이른 아침이지만 이 공원을 정비하는 사람들과 풀 깎는 예초기 소리도 요란하고, 풀냄새가 입구에 들어서니까 진하다.
오늘도 걷는 길은 임진강의 철책이 처진 길을 걸었다.
가다가 대로변으로 나갔는데, 갑자기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이다. 산으로 올라가니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아침이지만 숨이 차오른다. 그런 산길을 걸어서 내려간 곳이 파평면 소재지이다. 면 소재지를 만나면 농협을 찾아서 현금을 확보하려고 365코너를 찾았다. 아직도 이곳의 숙소에서는 카드보다 현금을 더 좋아한다.
다시 정해진 코스를 찾아서 걸었다. 평화의 길은 가장 늦게 만들 길이어서 더 생각하고 만든 것이 보인다. 코스에 전봇대가 있는 곳은 리본을 달아 놓은 위치를 높여서 멀리서도 보이고, 바람에도 잘 펄럭인다. 찾기 쉬도록 생각한 것이다.
장파리에서 다음 코스가 시작되는데, 주변에 거의 논이다. 아직 모내기 안 한 논은 보이지 않지만, 모내기를 시기에 따라 벼의 색깔이 다르다. 일찍이 한 논은 검푸른 빛이 돌고 모도 자리를 잡았다. 아직 얼마지않은 논은 벼 색도 노랗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들이다.
야산에서 내려가는 곳에 황토돗배가 놓여 있다. 낡은 황토돗배는 카페 장식품으로 이용되고 있었고, 밑으로 내려가면 황토돗배 나루터가 있을 것 같다.
그곳에는 내려가지 않고 계속 가니까 멀리 장남교가 보인다.
높고 긴 다리이다. 밑으로 흐르는 임진강도 넓고 큰 강이다.
장남교에서 파주 땅이 끝나고, 연천군으로 들어간다.
장남교 위에서 멀리 황토돗배 나루터가 보인다. 강 위에 띄워져 있는 황토돗배도 있다.
연천군에 들어가면서 임진강 변의 잔디광장이 잘 만들어진 것이 장남교 위에서 보인다.
이곳에 들어오면 음식점도 드물고 숙소는 장남면에는 없다고 한다. 아직 점심시간이 이르지만 들어오면서 멀리 보이는 음식점에 갔다. 주인이 1인 메뉴는 두부전골뿐이라고 미리 알려준다. 다른 메뉴도 많지만 모두 2인 이상이 와야 시킬 수 있다.
점심을 먹고 길은 도로에서 숲속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는 입구에 서울과 개성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서울이 개성보다 2배나 먼 곳에 있었다. 접경 지역이어서 평화가 절실할 것이라 여겨진다.
장남면에는 숙소가 없어서 부지런히 다른 면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다시 파주로 나와서 숙박하고 내일 아침에 와야 한다.
사미천 캠핑장을 지나서, 사미 천이 우회할 정도로 물이 많지 않아서 건널 수 있었다. 계속 이어지는 임진강 강둑을 따라 걷는 길이다.
학곡리 주변에서 다시 강변으로 내려가 걸으면서 연천 학곡리 적석총을 만났다. 임진강 변 제방 위에 위치 한 돌무지무덤으로 매장 시설인 묘곽이 모두 4기가 발견된 무덤이다. 이 적석총은 백제 건국과 관련된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멀리 자유로 골프장이 잘 만들어져 있다. 도로에는 그곳에 다녀온 차들이 바쁘게 지나다닌다.
오늘은 온종일 맑은 날씨에 바람도 별로 없다. 자유로 골프장을 지나서 계속 도로를 따라 걷다가 아미 2리에서 걷기를 마치고, 숙소를 찾아 들었다. 백학 호수 부근에 있는 숙소로 오늘 손님이 나 혼자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