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서면 와수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군인들도 많지만, 일반인도 바쁘게 다닌다. 동서울에 오가는 시외버스가 자주 있고 음식점에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저녁은 오랜만에 닭갈비 구이를 먹었다. 예전에 춘천에 있을 때 즐겨 먹던 것이었다. 와수리에서 이른 아침에 강을 따라 난 길을 부지런히 걸었다.
오늘은 터널을 두 개를 넘어야 하는 코스이다. 그러다 큰 마을인 신수리를 지나서 신술 터널 쪽으로 갔다.
멀리 큰길에 백골 상이 보인다. 내용이 “살아도 백골, 죽어도 백골”이라는 결기를 보인다.
이곳의 길은 대로 옆으로 난 길을 걷는데, 백골 부대 정문을 지나서 간다. 정문으로 출근하는 차들이 부지런히 들어가고, 위병소가 바쁘다. 정문 양문에도 백골상을 자리하고 있다.
신술터널 위로 난 산길을 올랐다. 어제 비가 와서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있고, 오르막이 한참 계속된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혼자서 오르며, 숨이 차서 힘들다는 생각도 없다.
정상의 고개를 넘어 내려가는 길에 길 양쪽에 대전차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
내리막은 오른 것만큼 내려가 잠곡 3리 누에마을로 들어갔다.
여기서 새로운 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큰 도로로 올라가서 한참을 가면, 누에 호수라는 잠곡호가 있다.
이런 곳에 이렇게 넓은 호수가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이 산중에 큰 호수가 있다. 이곳 주변에 호수를 바라보고 만들어진 캠핑장에 월요일이지만, 손님이 많이 보인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 내린다. 비 내리는 호숫가를 배낭 메고 홀로 걷는 모습이 쓸쓸해 보일 것 같다.
잠곡호를 지나서 복주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계속 하오터널 방향으로 걸었다.
멀리 하오터널이 보이면서 산이 막혀서 길이 어디로 갈지 예상 안 된다. 길은 하오 터널 입구에서 산으로 올라가 임산도로와 만났다.
하오 터널이 1킬로 5백 미터이다. 그만큼 산 위로 난 임산도로는 길었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하오 터널 위 임산도로도 정상에 도착했다. 그 정상이 철원군과 화천군의 경계였다.
내려가는 길은 군부대 훈련장 시설이 많고, 그 길도 길었다. 하오 터널에서 나오는 대로와 만나서 한참을 걷다 보면,
광덕 4리를 만난다. 이 동네를 통과해서 다시 도로를 따라가면 광덕 2리가 나온다. 마을에는 감자와 오이, 옥수수들이 한창 자라고 마을 사람들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계속 가서 사내면 사창리에서 오늘 숙소를 찾았다.
여기 말고는 수십 리를 더 가도 숙소가 없는 코스이다. 복주산자연휴양림 코스는 19코스이지만, 숙소를 위해서 19-1 우회 코스를 선택해서 중간에 있는 사창리에서 숙박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