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시내에서 화천교 가는 로터리에 화천의 상징탑과 곰이 낚시해서 고기를 잡는 조형물이 높이 자리하고 있다.
화천은 북한강이 넓게 자리한 물이 흔한 곳이다. 이곳에 겨울에 얼음이 얼면 화천 산천어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오늘 시작은 화천 강변 로터리에서 화천교를 넘어가는 코스이다. 화천교 다리 위 꽃밭을 지나
북한강 변을 따라서 난 인도를 가는데, 안개가 짙게 내려서 멀리는 보이지 않는다.
간간이 운동하는 사람이 보이지만, 길은 한적하고 걷기에 좋은 길이다. 여기는 북한강을 따라가는 코스로 길 찾을 신경을 쓰지 않고 걷는 것을 즐기면 된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다리에 힘도 있고 풍경도 그만이라 좋은 출발이다.
멀리 안개 속에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인도교 조형물이 보인다.
북한강 변에 잘 조성된 나무와 야생화 길을 걷다 보며,
화천수력발전소도 건너편에 있다. 화천댐도 보이지 않지만 멀지 않는 곳에 있을 것이다.
화산 꺼먹다리 표시판이 서 있고, 조금 더 가면 상판이 검은 다리가 놓여있다. 꺼먹다리는 화천수력발전소를 만들면서 철골 구조물로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나무를 올려서 부식을 막기 위해서 콜타르를 칠한 다리이다. 한국 전쟁 당시도 남북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였기에 남과 북이 폭파하지 않아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
꺼먹다리를 지나서 조금 더 가면, 북한강에서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이곳에 강이 넓고 절벽이 있는 곳이라 물놀이나 가족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도로로 올라가면서 처녀 고개라고 이름 지어진 도로를 지났다. 이곳은 풍산리로 가는 길목으로 이야기는 풍산리에 살던 처녀와 도령이 있었는데, 과거 보러 간 도령을 기다리다가 출세한 총각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슬픈 사연이 있는 고개이다.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로 한묵령을 올라가 내려가는 길이다. 그전에 풍산리가 위치가 있고, 여기 한묵령의 깊은 협곡에는 육군의 한 사단이 자리하고 있다. 계속 가면서 군 시설물이어서 담장이 높이 쳐져 있다.
길은 자전거 길을 겸하고 있어 테크로 잘 만들어져 있고,
풍산교가 나오기까지 개울 옆으로 길이 나 있다. 이곳의 개울물은 오염이 되지 않은 맑은 물이라서 물고기가 노는 것이 보인다.
풍산교를 지나서 계속 한묵령으로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 도로이다.
이 도로에 군용차량이 주로 다니고, 양쪽은 철책으로 쳐 있다.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은 길고, 공사 중이었다.
한묵령 고개를 넘으면 내리막 도로이다. 양쪽에 높고 푸른 산이고 중앙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그러다가 안동철교가 나오는 곳에서 오늘 걷기를 마치고, 다시 화천으로 돌아왔다. 더 가면 숙소를 찾기 힘들어서였다. 날씨가 갈수록 더워지고 7월부터는 트레킹을 쉬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제 평화의 길도 앞으로 6일 더 걸으면, 24일 정오 무렵에 마지막 지점에 도착할 것 같다.
코리아 둘레길(해파랑길, 남파랑 길, 서해랑 길, 평화의 길)을 모두 걷고, 마지막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다. 아마 고성 통일전망대에 가지 않고, 명파해수욕장이나 안보교육장에서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종착지인 고성 통일 전망대는 해파랑길을 걸을 때 갔기 때문이다. 그날이 코리아 둘레길은 4500Km을 걸어서 완주하는 날이다. 그렇지만 축하하러 오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 나에게는 의미가 있는 날이지만, 아무도 나의 완주를 생각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축하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없으니 그냥 마음으로 스스로 축하하고 자족할 예정이다.
긴 길을 오래 걸었다. 평화의 길을 이렇게 더워지는 날에 걸은 것은 마치 숙제를 마치는 기분으로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