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주변 산들의 색깔이 변하고 있다. 언제까지 푸른 잎으로 남아 있을 것 같던 나뭇잎이 불과 며칠 사이에 붉거나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짙어가는 색깔들은 가을도 깊어가는 중이다. 멀지 않아서 다 떨어진 나뭇가지만 남으면 한 해도 마무리되면서 휴식이 찾아올 것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아쉬움과 옛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이 늦은 가을엔 더 이상 무엇을 시작할 마음도 없고 그런 시간도 없으니까 마음을 정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우리가 사는 인생에 비유할 때 환갑이 지난 시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김없이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흘러간다.
모두가 오래 산다고 하니까 아직도 많이 남은 것 같아서, 무엇을 하려는 마음과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고, 그렇게 되려면 애써야 한다. 그래도 그렇게 살겠다는 마음을 먹어보지만, 주위에 늙어서 외로워하고 오랫동안 누워서 마치는 어른들을 보면, 먼저 덜 외롭고 덜 아프면서 가급적 편안한 마감이 먼저이고, 의미 있고 즐겁게 살겠다는 것이 후 순위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년 삶의 질이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보다 우선인 것이다.
일단은 말년의 외로움이나 아픔에 대한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그리고 어떻게 의미 있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순서인 것이다. 외로움과 신체의 고통은 내가 직접 겪어야 하는 가까운 미래의 일이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없어도 상관없는 미래의 일이다.
보통 사람은 유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죽음도 받아들인다. 오래 사는 것은 원하지만 죽을 때 오랫동안 아파하면서 주위를 힘들게 하는 삶은 원치 않는다. 그렇게 힘들게 마무리하는 것보다 편안히 일찍 죽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 마무리는 충분히 늙지 않은 한 살이라도 젊어서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늙어 갈수록 혼자가 되어가고 외로워진다는 것과 몸이 약해지고 아픔의 고통이 찾아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같이 가야 할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것을 일순간 생각으로만 그치지 말고, 항상 마음의 중심 생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다음 의미 있고 무엇인가를 남기려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은 이런 순서이다.
마치 언제 끝나도 늘 미련 없이 떠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살면서, 현재 살아 있다는 것을 감사하면서 매일 의미 있는 무엇을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지금 살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면 모든 것이 준비된 사람의 삶의 태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