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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길 14일차

by 안종익

어제 밤늦게까지 비가 오고, 오늘도 오전에 온다는 예보였다. 그래도 어제 빗속을 걸어보니, 오전 정도는 문제 될 것 같지 않다. 출발해서 처음에는 비가 오지 않더니 한참 걸어가니 가랑비가 내린다. 산길을 가다가 해안면으로 가는 도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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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로는 산속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멀리 안개가 보인다. 이 길로 가면 돌산령 터널로 가는 방향이고, 걷는 길은 터널 위로 난 옛길로 가는 것 같다. 걷다가 보니 돌산령 터널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고, 난 오른쪽을 걸어 올라갔다. 처음부터 경사가 심한 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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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한 오르막길을 걸으니 아침부터 얼굴에 땀이 흘러 연신 수건으로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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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암산 용늪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갔다. 안개가 너무 심한 길을 혼자 차지하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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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을 많이 올라와 이제 정상이 가까워졌다고 생각될 때 쉼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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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산령 정상이 3.9Km라고 적혀 있다. 평화의 길 27코스가 힘들다는 표시는 있었지만, 이렇게 오르막길을 그렇게 많이 가야 한다니 맥이 빠진다. 그래도 다행히 거기서부터 걸어 올라가는데 경사를 그렇게 급하지 않게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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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게 천천히 세월없이 오르니까 돌산령 정상 2.2Km 팻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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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안개는 걷히지 않고 걷고 걸어서 정상을 넘어서니까 내리막길이다. 내려가는 길에 도솔산 전적지 입구를 지나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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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내려가다 대암샘에서 목을 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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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있는 꽃도 구경하는 여유를 부렸다. 이제 이 코스에는 오르막이 없다는 여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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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코스는 돌산령 터널이 있기 전에 옛길을 통해서 해안면으로 오갔던 길이다. 평화의 길의 코스를 정할 때 새로운 터널을 만들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옛길로 코스로 잡은 곳이 많다. 그 옛길에는 사람도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거리는 충분히 나오니까 둘레길 코스로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걷는 사람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내려오면서 쉼터를 거쳐서 큰 도로를 만나서 인제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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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코스 마지막은 DMZ 자생 식물원 쪽으로 가면서 마감하고, 새로운 코스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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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처음 걸으면서 주위의 산들이 분지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돌아보면 산으로 둘러쳐진 것이 느껴진다. 이곳을 화채 그릇을 닮았다고 펀치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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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식물원 밑으로 난 길을 걷다가 보면 만대지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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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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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 내려가면서 주위를 돌아보면 이곳 지형이 독특한 것이 또 느껴진다. 펀치볼에는 시래기가 유명하지만, 지나면서 보니 농촌에서 하는 작물은 거의 재배되고 있었다.

이곳은 해안면 소재지가 있는 곳으로 그 도로를 따라가면 먼저 펀치볼과 도솔산 지구 전적비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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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양구통일관이 있고 거기에는 전시관과 전망대 매표소가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통일관 앞에 머리 숙여 인사하는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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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옆으로 가면 양구 전쟁기념관 조형물이 위에서 구경하고 가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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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코스는 펀치볼 구간으로 비교적 짧고 쉬운 곳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사는 기분일 것 같다.


다음 코스는 시작부터 산 위의 계단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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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볼의 산들이 보이는 산길에서 내려와 도로를 따라 작은 연못 옆으로 가다가 다시 산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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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처음부터 지뢰 표시가 있는 산길로 인제로 넘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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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은 포장이 되어있지 않고, 경사는 그렇게 급하지는 않지만 오르막이다. 산길에는 개나리가 한참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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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 구경을 하면서 걷다 보면 쉴 정자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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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다시 올라가면 또 다른 정자가 나오고 양구와 인제 경계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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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소나무 밑에 마루를 만들어 쉴 곳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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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인제로 내려가는 길은 양구와 달리 포장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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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내려가면서 인제의 깊은 산들을 구경했다. 내려가는 길에서 급하지만 편안함을 느낀다. 그 길을 가면서 내의 내리막길도 편안하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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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산을 보면서 산속 길을 길게 내려가니까 다리를 만났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강은 인북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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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북천을 따라서 난 테크 길을 갔다. 조용한 길이라 걷기는 편하고 차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강물이 큰 보에서 큰 물길이 되는 곳에서는 긴 직선 길이다. 멀리 군부대의 건물이 보이고, 부대 안에서는 병사들이 축구를 하면서 환호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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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둑길에서 큰 도로를 만나 가다가 다시 강 쪽으로 난 길을 갔다. 오늘 걸어온 길이 27, 28, 29코스로 모두 38Km 정도이다. 이제 삼일만 더 걸으면, 코리안 둘레길을 다 걷는다. 오늘은 숙소를 시화 2리에 머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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