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올해 지금까지 최고의 기온을 오르더니,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걷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신발은 젖을 생각을 하고 출발했다.
비옷을 입지 않고 우산만 쓰고 가면서 비 맞고도 걸어보는 것이다. 일단 나서서 걸어보니 바람 불지 않고 비만 내리니까 걸을 만했다. 방산면 소재지는 비 오는 이른 새벽이라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는다.
소재지에서 농로로 가야 하지만 비 오는 날이라 도로를 따라 걷는다.
두타연 방향으로 가면서 장평리를 지나서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송현 1리가 나온다.
비는 계속 오고 도로에 고인 물을 피해 갈 수가 없어서 신발은 금방 다 젖었다. 송현 1리를 지나는 길옆에 흐르는 개울물은 맑은 물이다.
두타연 터널을 우회해서 가는 길은 아마도 터널이 생기기 전 옛길인 것 같다. 비 오는 옛 도로 길을 혼자서 걸어가니까 터널을 지난 도로와 만났다.
여기서 만나는 로터리가 고방산 교차로이다.
이곳에 두타연 갤러리 자리에 평화 쉼터가 보인다. 이곳은 여행자를 위해서 양구군에서 운영하는 숙소와 카페가 있는 곳이다. 어제 이곳에서 쉬려고 했는데,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서 이곳까지 오지 않았다. 더운 날 운영이 되지 않으면, 돌아갈 생각을 하니까 올 용기가 없었다.
이곳에서 우회 코스인 26-1방향으로 갔다. 그때 비가 억수처럼 와서 송현 2리 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면서 앞으로의 일기예보를 봤다.
한 시간 뒤의 예상 강수량이 22.8m이다. 이것은 예상 밖의 상황이다.
이왕 출발한 걷기니까, 일단 이곳을 벗어나려고 오르막인 도로를 열심히 걸었다.
이곳에만 그런 강수량을 예상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고 있는 곳도 같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열심히 걸었다. 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다가 잠시 소강상태가 되기도 했다. 그런 도로를 차들이 라이트를 켜고 달리고 있다.
도로에 비가 넘쳐서 발은 물을 첨벙거리면서 걸었다. 한참을 가니까 학령 터널이 나온다. 여기 터널 위를 지나서 비를 맞으며 걷다가 보니까 터널을 지나서 내려가 다시 도로와 만났다. 양구읍으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서 있다.
내려가는 길을 따라갈 때는 비가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한 비가 내린다.
비를 맞고 걷는 것도 내성이 생기니까 시원해서 더운 날 걷기보다 쉬운 생각도 든다.
양구읍을 가다가 중간에서 동면 방향으로 리본이 안내한다. 산속의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서 가는 길이지만, 도로에 물이 고이지 않아 그래도 걷기가 수월했다. 멀리 교차로가 보인다. 동면 예배당이 서 있는 곳에서 곧바로 올라갔다.
그 사이에 덕곡리가 나오고 직선도로로 계속 가면 동면 소재지가 나온다.
동면 소재지가 임당리인 것 같다. 비는 계속 오지만, 집중적으로 내리는 곳은 피해서 온 것 같다.
동면 소재지 버스 정류장에 들어가 쉬면서, 계속 걸어야 할지 생각을 오래 했다. 다음 코스가 27코스인데 상당히 어려운 구간이다. 비가 오고 걷기가 힘들 것 같은 생각이지만, 무엇보다도 27코스에는 숙소가 없다. 28코스에 가야 민박이 보인다. 거기까지는 너무 먼 거리이다. 그래서 이 부근에 있는 팔암리에 숙소를 찾기로 하고 그쪽으로 갔다.
동면 소재지에서 계속 올라가다가 월운 저수지 가지 전에 로터리에서 오른쪽 펀치볼로로 가는 길이다. 그곳에 숙소가 있는 팔암리이다. 그때까지 비는 계속 오고, 내일 오전에 그칠 예정이라고 한다. 오래 걸었지만, 오늘처럼 비를 맞으면 걸은 적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