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의 고향 영암

by 안종익

매년 4월 초에 벚꽃이 만개하면 영암에서는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왕인박사의 유적지 일원에서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면 “보물찾기”등 갖가지 행사가 열리면서 영암은 축제의 분위기가 된다.

왕인박사 유적지는 월출산을 배경으로 잘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에 멀리 보이는 월출산이 시선을 끌었고 겹겹이 펼쳐진 산등선들이 수려해서 몇 번이나 보게 된다. 그 밑의 유적지는 한눈에 보아도 건물 배치나 규모가 웅장했다. 나무 조경이 훌륭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된 느낌을 주면서 주차장은 크고 들어가는 입구에 잘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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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박사는 5세기경에 일본으로 건너가서 한문을 전하여 일본 아스카문화 형성에 크게 공헌한 분으로 일본에서는 학문의 시조라고 불린다. 그때에 심한 풍랑과 어려움을 뚫고서 논어 10권과 천자문을 전하고 일본 왕자의 스승으로서 일본의 문자와 학문의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분이다. 이곳에는 왕인박사의 사당과 왕인 석상 등 건물이 많이 조성되어 있고, 그중에서 천인천자문의 조형물은 눈에 확 들어왔다. 천인천자문은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한국, 중국, 일본의 명사 1000명이 천자문을 한자씩 정성으로 쓰고, 그것을 돌에 조각하여 만든 것으로 의미와 뜻이 깊은 작품이다. 이 조형물의 의미는 주변 국가와 소통과 상생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이것이 왕인박사가 바라던 바일 것이다. 그리고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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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박사의 유적지 멀지 않은 곳에 도갑사가 위치했다. 통일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발굴 중에 보니까 백제시대 기와가 출토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백제시대에도 절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갑사는 월출산 자락이 둘러 싸인 곳으로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 들어가는 문에 설치된 사천왕상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보물도 여러 점 있는 사찰이다. 해탈문에는 험악한 사천왕상 둘과 코끼리와 사자를 탄 동자승이 사천 왕상 옆에서 마주 보면서 도갑사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무서운 인상의 사천왕의 남성적인 완력이 악귀를 쫓기도 하지만 가냘픈 동자승들은 부드러움도 악귀가 범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동자승들은 보살님의 화신인 것이다. 마치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치를 말하는 듯하다.

도갑사 입구에 있는 팽나무는 수령이 480년으로 영암군에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 크기나 모양새가 보호수로서 보호받을 만하다. 여러 곳에 치료를 받은 흔적은 보이지만 가지들이 아직도 싱싱하고 계속 자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나무는 앞으로 백 년은 더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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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이 서는 날이라서 영암군청 옆에서 서는 장터 구경을 갔다. 보통 오일장은 9시경에 상인들이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칠 것 같고, 10시쯤에 손님들이 많이 모이기 시작할 것이다. 또 주변 시골에서 어른들도 이때쯤에 나오기 시작하여 11시에 오일장이 절정인 것이다. 시골에서 물건을 팔려고 오는 할머니들은 차편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10시 전에는 거의 시장에서 물건을 팔 장소에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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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에는 꽃과 묘목이 특이 많이 보이고 그 종류도 다양했다. 화사한 꽃 중에서 야생화 모종을 눈에 들어왔다. 금낭화, 매 발톱도 있었고 특히 할미꽃 모종이 눈에 들어왔다. 할미꽃은 예전에 아주 흔한 야생화였지만 이제는 좀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모종으로 만들어 팔 정도로 귀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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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낙지였다. 낙지는 큰 것도 있지만 세 발 낙지가 많았다. 영암 조장은 온통 낙지만 보이는 것 같아서 낙지 시장처럼 보였다. 지금이 낙지가 많이 나오는 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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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실감케 하는 냉이와 쑥이 많이 나왔고 달래와 민들레 나물도 있었다. 민들레는 잎을 나물로 먹고 뿌리는 약으로 쓴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민들레도 노란색 꽃과 하얀색 꽃이 있다. 하얀색 꽃 민들레가 우리 토종으로 약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노란색 민들레는 외래종으로 들어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영화 남한산성에 마지막 부분에 노란색 민들레를 화면에 가득 잡히는데 그 장면은 잘못된 것이다. 호란 때는 노란색 민들레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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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은 큰 것이 나왔는데 아직 알이 여물지는 않았고 벌써 햇양파도 나왔다.

냉이가 많이 보이는데 처음에는 생소한 나물처럼 보였다. 잎이 위쪽 지방보다 넓었고 잎 크기도 더 컸다. 그런 차이는 남쪽 지방이니까 날씨가 따뜻해서 더 빨리 자란 탓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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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싹도 시장에 나와 있는데, 이 보리싹을 끓는 물에 데쳐서 된장 같은 양념을 해서 나물처럼 묻혀 먹는다고 한다. 남쪽 지방이 아니고 위쪽으로 가면 보리싹을 먹는다는 것이 생소하다.

요즈음 보리싹 분말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일찍이 보리싹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안 것이다. 확실히 남쪽 지방은 음식문화가 발달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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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을 말린 것 같은 드렁허리도 있었다. 생긴 것이 뱀처럼 생겨서 예전에는 먹지 않던 민물고기이다. 물뱀도 아니고 뱀장어도 아니다. 드렁허리를 웅어나 사선이라고도 하지만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 물고기이다. 관절통과 보양식으로 지금은 인기가 있다. 지금은 말린 것이지만 산 것을 보았다면 뱀이라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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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파는 엿 중에 붉은빛을 내는 갱엿이 맛있어 보였다. 한 덩어리여서 도구를 이용해서 깨서 팔고 있었다. 맛있어 보여 맛보고 싶은 차에 할머니들이 사서 먹는 것을 보고, 하나 얻어먹었다. 엿을 파는 가게 주인 깨물어 먹지 말고 녹여서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가볕게 생각하고 깨물어 먹었다. 온통 입과 이빨에 붙어서 고역스럽다. 녹여 먹어야 오래 먹고 입에 붙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는 이 갱엿이 인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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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장에는 뻥 튀기는 사람이 두 사람이나 있었다. 그래도 할머니들이 순서를 기다리면서 앉아있었다. 이제는 뻥 튀기는 것도 기계로 돌리고 있었다. 튀기려고 놓여 있는 것도 갖가지였다. 강냉이뿐만 아니라 콩도 있고 밤과 누룽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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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영암군청 옆에 있는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음식점에서 짱뚱어탕을 한 그릇 했다. 맛이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었다. 군청 마당에는 왕인박사의 축제 관련 현수막이 보였다. 벌써부터 행사를 준비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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