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끝까지 행복 욕심으로 살아가기

by 안종익

나이 들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것은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함이다. 이렇게 비운다고 꼭 행복이 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이 들면서 현명한 선택은 비워가는 삶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 바라는 욕망에서 벗어나 마음의 갈등이나 고민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가기를 우리는 대체로 바란다. 우리는 바라는 것이 없고 꼭 해야 할 일에 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살면 어느 정도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욕심과 바람이 없이 비우면서 살아보는 것이다. 그래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는데 부족하다면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일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 포함하는 것이다. 이렇게 감사의 경지까지 이르면 행복해질 것이라 상상해 본다. 그러나 우리는 이 경지에 와도 과연 행복할까?


스스로 마음의 만족을 얻고 그리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가능하지만, 우리 보통의 삶에서 느낄 수 있은 것이 아니라 늘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때로는 수행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런 마음을 갖는 자체가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행복은 어떤 희망이나 바람을 갖고 부지런히 노력하고 힘들게 애쓴 뒤에 오는 것이다. 그냥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서 가만히 있으면 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활동해서 바라는 것을 얻을 때 오는 행복이 더 클 수는 있다.

대부분의 행복은 쉽지 않은 일을 바람을 갖고 이루려고 최선의 노력해 얻은 다음에 오는 것이다. 그러니 고생 끝에 행복이 오는 경우도 많다. 편안함을 바라면 행복함이 멀어지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즐거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행복하려면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큰 몫을 한다. 즉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바라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비우고 정리하는 것보다 끝까지 고해의 바다를 건너듯이 힘들게 노력하면서 희망을 갖고 살다가 가는 것이다.

그 고해의 바다를 선택하지 않고 쉬운 마무리 쪽으로 간다면 즐거움도 행복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대다수의 행복은 최선을 다하면서 희망을 갖고 힘든 일을 하는 것에서 나온다. 고해의 바다를 우리 삶의 시작과 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고해 속에서 살다가 가는 것으로 정해진 것이니까 그 고해를 벗어 날려는 마음보다는 그 속에서 정을 붙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살아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죽는 날까지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것이 인생이고, 그 희망을 이루려고 노력과 실천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곳에 행복이 있다.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어떻게 될지라도 나는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내일 어떻게 될지라도 나는 오늘 무엇을 바라고 살아야 한다는 말과 같다. 내일 죽는데 오늘 무엇을 할 필요가 현실적으로는 없지만, 인간은 그렇게 끝까지 희망과 바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야 되고 희망이 없어지면 인간으로서 죽은 것이고 희망은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원동력이고 삶의 의미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희망과 바람을 버리고 내려놓은 순간에 삶의 의욕과 의미가 없어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잘 죽은 것도 행복한 일이다. 오랫동안 병상에 움직이지 못해서 본인이나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단기간에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고 죽는 것이 그것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싫어도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는 것을 넘어서 신체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말고 운동을 해야 한다. 어느 기능도 쉬게 하거나 퇴화시켜서는 안 된다. 온 힘을 다해서 걸어야 하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늙어감에 따라 운동은 무리가 가지 않을 지경까지 해야 한다. 죽을힘을 다해 운동하면, 어느 날 갑자기 기능이 움직이지 않을 때 죽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기력을 운동으로 다 소진시킨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늘 이야기하듯이 자는 듯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을 때까지 힘들게 움직이면서 운동하는 것이다.


인생 마무리는 보통 버리고 내려놓는 것이 아름답다고 한다. 좋은 말이다.

그렇지만 그 세월이 아주 짧아야 아름다운 것이지 길다면 의미 없이 흘러 보낸 인생인 것이다.

죽는 날까지 계속 움직이고 무엇을 하면서 삶의 의미와 행복하려고 해야 한다. 나이 들어도 젊을 때처럼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양새를 잃지 않아야 한다. 마치 오늘 죽은 노인이, 어제까지 고추밭에서 고추따다가 해가 져서 오늘 따려고 남겨 놓은 것처럼 살아야 한다. 우리는 끝나는 날까지 삶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이 살아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나 인간의 존엄은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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