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해파랑길 26일 차

by 안종익

음력으로 지난해 섣달 그믐날 출발한 해파랑길이 오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출발할 생각으로 준비를 서둘렀다. 날이 밝으면 출발할 생각으로 6시 20분에 나가니까 아직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다시 들어와서 반 시간 뒤에 출발했다.

어둠이 간 거진항은 상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이다.

거진항에서 거진 해맞이 산림욕장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게 만든 테크 길이다.

SE-5211f6b9-aebd-497a-b1f0-243ae4d94d0c.jpg?type=w1


산림욕장까지 올라가는데 숨을 가파르게 쉬면서 올라가니 몸이 풀린다. 이제 다시 걸을 수 있는 상태로 몸이 풀린 것이다.

거진항이 모두 보이는 산림욕장에서 동해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저 멀리 끝이 안 보이는 아래쪽 바다를 보면서 새로운 기분으로 해를 기다렸다. 해가 떠오르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SE-0a3a959c-6fd4-437c-8362-c259235076f1.jpg?type=w1

아침에 걷는 산행 길은 산등선을 따라 만들어져 걷기가 수월했다. 산길은 계속 등선을 따라갈 수는 없고, 고개를 몇 개 넘기도 하고 계속 걸어갔다. 간간이 철책이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있고 산속에 있는 건물들은 거의 군부대인 것 같다. 산길을 걷다가 들리는 기상나팔 소리는 신선했고 그 옛날 군대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이 산길이 바다가 보이고 공기도 맑고 몸의 상태도 양호한 편이어서 기분 좋은 산행이다. 그래도 날씨는 쌀쌀해서 마스크까지 끼고 걷기를 두 시간 가까이하니까 응봉이 나온다. 응봉은 해발 122m의 작은 산이다. 그냥 야산으로 생각하고 올랐는데 멋진 전경이 보이고 감탄이 나오는 봉우리다. 화진포 호수가 보이고 해변과 금강산과 해금강이 보이는 곳이다.

SE-a28f19fd-44da-4552-a8ed-b5310023b016.jpg?type=w1


다시 소나무 길을 내려오니까 잘 알려진 사람들의 별장이 나오고 화진포 호수에 도착했다. 아직 호수의 얼음이 녹지 않은 상태이고 이번 추위에 다시 언 곳도 보인다. 두 개의 호수를 연결하는 다리를 지나는 해송의 숲은 잘 가꾸어져 있다.

SE-c8183a5b-d2a0-4469-949c-8a5b7785309a.jpg?type=w1

해안 길을 따라가면 초도가 보인다. 초도는 소나무도 자라는 섬이고 화진포의 경관을 더 빛나게 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SE-8dcf2f33-beb0-4fb2-91d5-83ca0c97bba8.jpg?type=w1

초도항을 지나서 대진항에 이르는 해안 길은 대진항이 보여서 멀지 않아 보였지만, 거리가 상당했다. 대진항은 대형 선박도 많고 큰 어항인 것 같았다. 대진항을 넘어서면 금강산콘도가 나온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를 지나 7번 국도 옆 산길로 올라갔다가 다시 7번 국도 옛 도로를 걷다가를 반복하니까 명파마을이 나온다. 명파마을은 검문소 바로 앞의 마지막 마을이다.

SE-26525241-d4ad-48fb-9570-a9677de41402.jpg?type=w1


검문소부터는 도보로 이동을 못한다고 해서 차를 이용해서 통일 전망대에 도착했다.

26일간 770Km를 걸어온 것이다. 전 구간을 도보로 착실히 걸었다. 도중에 길을 잃어서 다른 길로 가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와 걸었고, 어떤 곳은 다른 길로 가서 더 많이 걷기도 했다.

아직도 추위는 여전히 춥다.

SE-8323ae17-20c9-4a01-992c-692f81feba8b.jpg?type=w1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파랑길 25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