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성장소설] 08.고백

중간에서 만나자

by 문바아



1화 보고 오기







08.고백




“이제 알아서 할 때 되지 않았냐.“

“누나! 오늘이에요, 오늘!”



먹구름이 해를 반쯤 가리는 토요일이다. 연하는 아침 일곱 시부터 호정을 불러냈다. 원래는 다정과 처음 얘기 나눴던 그 근린공원에서 보자고 했으나, 공부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기각당했다. 집 바로 옆 골목, 연하는 혹여나 누가 들을까 불안했지만, 집주인 두 분은 일찌감치 볼 일이 있어 지방에 가신다고 했고 다정은 올빼미라 한창 잘 시간이기에 들킬 일 없을 거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고백 멘트! 뭐라고 해야 돼요?” 연하가 속삭이며 다급하게 물었다.


“와, 너희 생각보다 fit이 맞나 보다. 벌써 사귀는 거?”


“누나가 알려준 대로 했죠, 뭐.”


“잘했어.” 호정이 당연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도 누나가 책임져요. 뭐라고 할까요?”


“…으악!!!!” 호정이 별안간 두 눈을 가리며 소리를 질렀다.


“왜,왜,왜요!!” 연하가 펄쩍 뛰어오르며 두리번거렸다.


“네가…내 형부?” 호정이 연하와 본인을 한 번씩 가리키며 말했다.


“혀,형부요?”


“상상하니까 너무 이상해.” 호정이 눈과 콧구멍을 크게 뜨며 말했다.


“아, 난 또 누구 왔는 줄 알았잖아요!” 호정에게서 한 발자국 물러선 연하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애초에 너 밀어준 게 언니 결혼 때문이긴 한데, 막상 현실로 가까워지려고 하니까 되게 이상하네.” 호정이 연하가 호들갑을 떨든 말든 허공을 보고 팔을 문지르며 말했다.


“겨,결호오온…전 아직 그렇게까진…” 연하가 두 팔로 엑스자를 그리며 스스로를 포옹하듯 몸을 사리며 말했다. 치솟는 입꼬리는 사리지 못한 채로.


“너 분명 정년까지 공무원 한댔다?” 외출할 때 가스 밸브를 체크하는 사람처럼 철저하게, 호정은 다시 한번 확인했다.


“네, 근데 그게 중요해요?”


“중요하지! 언니가 뭔 웹툰을 그린다고 저렇게 뜬구름 잡고 돌아다니니까 남편이라도 안정적인 사람 붙여주려고 내가 나선 거 아니야.”


“뜬구름? 오… 말 너무 심한데.”


“아무튼, 엄마아빠 시골 가고 나 독립하면, 네가 언니 좀 잘 부탁한다.”


“에? 그럼 여기 이제 다정 누나만 살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그만해.”


호정과 연하의 귀에 서늘한 목소리가 꽂혔다. 호정은 차라리 본인의 귀가 맛이 간 것이길 바라며 천천히 몸을 돌려 경사진 골목길을 올려다봤다. 그곳엔.


“다정 언니…”


다정이 호정을 내려보고 있었다. 유령을 목격한 아이처럼 얼어붙은 호정과 연하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다정은 말없이 호정을 바라봤다.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그리곤 주택들 사이로 사라졌다.


다정이 떠난 자리에 나뭇잎이 슬프게 떨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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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화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