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서 만나자
1화 보고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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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하
그 일이 있고 일주일이 지났다. 다정 누나와 호정 누나 둘 다 내 연락을 받지 않는다. 대화를 들키고 한 1시간가량은 호정 누나랑 톡이 됐는데, 알고 보니 집주인아주머니께서 어마어마한 딜을 거셨고 난 호정 누나의 계획에 놀아난 거였다! 하긴, 시험공부 지겨워서 하트시그널 보는 기분 내려고 그랬을 리는 없고. 뭔가 있을 것 같긴 했다.
둘은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고 답답하다. 무작정 위층에 올라가 초인종을 누를 수도 있겠지만, 차마 그러진 못하고 있다. 그날, 호정 누나를 쳐다보던 다정 누나의 표정이 잊히질 않기 때문이다. 눈으로 칼자루를 쥔 것 같았다. 서늘하고 위험했다. 막상 찾아갔더니 그 눈으로 나를 본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예쁠까?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얼마나 무서울까?
누나들 백퍼 싸웠겠지? 누가 이겼을까?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닌가? 좀 있음 공모전 마감일인데 다정 누나는 만화 잘 그리고 있나? 나 같아도 엄청 화날 것 같은데… 집중이 될까? 이건 거의 ‘넌 어차피 떨어질 거니 시집이나 가라’라는 메시지였잖아. 와, 생각해 보니 호정 누나 진짜 올드하고 무서운 사람이네. 그러고 보니 나한텐 왜 사과 안 해? 다정 누나한테 내 이미지는 어쩌라고!
다시 잘 될 가능성은 없겠지? 난 지금도 누나가 보고 싶은데. 밥은 잘 먹고 다니나 궁금한데. 오늘처럼 게릴라성 호우로 비가 갑자기 내리는 날엔 우리 가녀린 다정누나, 혹여나 비 맞고 다니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데. 그런 처연한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하... 9월이 지나면 벽돌집에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 그때가 되면 나는 떠나야 할까? 아무래도 집주인은 호정 누나가 될 것 같다. 그 누나는 좀 소시오패스 같으니까. 이 와중에도 분명히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고 있을 거야!
계속.
안녕하세요, 유이음입니다. '중간에서 만나자'는 마지막화인 24화까지 매일매일 연재될 예정입니다. 10화를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라이킷과 댓글, 작가 소개 옆 구독 및 알림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