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처음이라..
리더의 길로 들어서려는 사람에게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면 반드시 소속된 조직의 리더가 있을 거예요. 그분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을 것 같아요. 배울 점이 많은 리더라고 생각되는 분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어떻게 저분이 리더가 됐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생각들이 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산업군, 회사, 직군마다 리더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다르고, 선발 기준도 제각각이기 때문이에요. 누군가는 실무 역량이 뛰어나서 리더가 되었고, 또 누군가는 사람을 잘 이끌어서 리더가 되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것이 리더다!'라고 말하기란 쉽지 않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리더에 대한 공통된 기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니어 리더, 혹은 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업무 속에서 여러 주니어 리더들과 협업하거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리더로 막 자리를 옮긴 분들이 ‘리더는 일을 잘하면 되는 사람’이라는 관점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에요.
물론 실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리더가 된다는 것은 ‘나’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돕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죠. 특히 제가 경험한 많은 주니어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었어요. 상위 조직의 방향성과 의도를 팀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현재 팀이 하고 있는 일이 회사의 큰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함께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 이 연결의 과정이 부족할 때 팀은 ‘우리는 왜 이걸 하지?’라는 의문에 빠지기 쉽고, 리더는 ‘왜 이렇게 동기부여가 안 되지?’라는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거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상위 조직에서 전략을 수정하면서 방향 전환을 요청했고, 그 내용을 주니어 리더가 전달하는 자리에 저도 함께 있었는데 그때 그 리더는 이렇게 말했죠.
“윗분들이 이렇게 결정했고 지금은 좀 갑작스럽지만, 해봅시다.”
이 말에는 방향도 맥락도 없었습니다. 멤버들은 납득하지 못했고, 이후 진행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더디고 피로도가 높았습니다. 그때 저는 확실히 깨달았어요.
리더의 역할은 명령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맥락을 연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요.
멤버들은 ‘왜’를 알고 싶어 합니다. 내가 맡은 일이 회사의 어디에 기여하는지, 우리가 가는 방향이 어떤 맥락에서 의미가 있는지를 알고 싶은 거죠. 리더가 이 연결을 해줄 때, 비로소 멤버들은 자신이 ‘그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 가는 동료’라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주니어 리더라면 이 지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리더는 혼자 앞서 뛰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팀의 현재를 연결하고, 그 의미를 멤버들과 공유하는 사람입니다. 단순한 실행력을 넘어, 이해와 납득을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리더가 되는 건, 단순히 더 많은 일을 맡는다는 뜻이 아니에요. 더 많은 ‘연결’을 담당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죠. 회사의 큰 그림을 읽고, 그 속에 팀의 위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동료들과 함께 공유하며 나아가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리더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실무 능력보다 먼저 ‘관계’와 ‘이해’, 그리고 ‘방향성’을 보는 눈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이 리더라는 역할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 혹은 더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분들께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